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松南 유준미술세계기획

INFORMATION

  • 전시명
    松南 유준미술세계기획
  • 전시기간
    2019.05.01 ~ 2019.05.10
  • 전시장
    제2전시장(4F)

CURATION

송남(松南) 유준 수묵담채화

송남(松南) 유준 수묵담채화 “봄봄”展에 부쳐 -

 

<실천으로 갚다>

 

 

“댁에 매화가 구름같이 피었더군요. 가난한 살림도 때로는 운치가 있는 것입디다. 그 수묵(水墨) 빛깔로 퇴색해 버린 장지 도배에 스며드는 묵흔(墨痕)처럼 어렴풋이 한두 개씩 살이 나타나는 완자창 위로 어쩌면 그렇게도 소담스런 희멀건 꽃송이들이 소복한 부인네처럼 그렇게도 고요하게 필 수가 있습니까.” -「근원수필」 中에서- 매화가 만발한 골짝의 그림 <매화초옥도>를 두고 근원(近園) 김용준(金瑢俊)이 서술한 글이다. 짧은 문장에서도 느끼겠지만 은근하고 담담하나 뜻이 명료하다. 어쩌면 ‘재야(在野)작가’란 말이 어울릴법한 유준 작가의 수묵담채가 그렇다. 색의 농담(濃淡)은 묽고 옅으나 결기가 서려있고, 한없이 부드럽고 은근하며 담담하지만 작품이 담아내고 있는 주제는 강렬하다.

 

필자가 작품을 대함에 있어 언제나 갖는 두 가지 생각이 있다. 그 하나는 ‘작가란 시대가 지닌 과제를 상정하는 자’여야 한다는 것이다. 혹자는 말한다. ‘설교 잘하는 목사보다 그 삶이 예수를 닮은 것이어야 목사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옳은 생각이다. 글과 그림에서는 오만 고상을 떨면서도 사는 꼴이 엉망진창이면 그만한 꼴불견도 없을 것이다. 유준 작가를 보면서 늘 가졌던 생각은 ‘말없는 실천’이다. 그리고 그 실천의 끝이 가닿고 있는 시대적 과제의 지점이다. 또 하나는 ‘된 사람에게서 된 작품이 나온다’는 것이다. 사람의 도리를 알고 그것을 실천하는 유준 작가의 작품은 옅으나 깊고, 담담하나 무겁다.

 

어쩌면 사람에게 주어진 삶의 시간이란 세상에 진 빚을 갚으라고 허락된 시간일지 모른다. 바람과 별과 숲에 진 빚, ‘몽양’과 ‘녹두’에 진 빚을 조금이나마 갚으며 사는 것은 인간의 도리라 할 것이다. 낮아질 일이다. 물의 덕성을 지녀서 상선약수(上善若水)의 이치를 실천해야 할 일이다. 생각은 있으되 손과 발로 이어지기보다 입으로 이어지는 이가 천지인 세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준 작가만큼 시대적 과제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작가는 흔치않다. 그는 투사인양 억세지도 야단스럽지도 않다. 오히려 봄볕만큼 온화하다. 그와 함께 봄볕 아지랑이 언덕을 걷고 싶은 까닭이다.

 

 

정요섭 ㅣ문화비평 · 미술세계 전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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