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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회 노춘석 개인전_ 힘의 장소 Ecstasy

INFORMATION

  • 전시명
    제31회 노춘석 개인전_ 힘의 장소 Ecstasy
  • 전시기간
    2019.08.07 ~ 2019.08.14
  • 전시장소
    갤러리 미술세계 전시실_ 제1관

CURATION

노춘석
힘의 장소 - ecstasy

엑스터시(ecstasy)란 나와 다른 것과의 합일을 뜻한다. ‘엑(eks=ex)’은 'out of'라는 의미이며, ‘스터시스(stasis)’는 '현재 상태로부터'라고 풀이할 수 있다. 그리스어로 '자기 바깥에 서 있음' 또는 '자기를 초월함'이라는 뜻...의 ekstasis에서 유래된 이 말은 곧 '자기에게서 나가는 것'이 된다. 작가에게 창작행위란 일종의 엑스터시가 아닐까? 끊임없이 자아를 초월하여 새로운 경계를 형성하고, 그 경계를 다시 초월하기를 반복하는 창작과정에서 만나지는 나와 다른 그 무엇, 즉 관객의 관점과 만나지면서 비로소 생성되는 힘, 그것의 지점. 이를 노춘석 작가는 ‘힘의 장소- ecstasy’라 명명하고 있는 것이다.

노춘석 작가의 사유는 깊다. 그가 이번 전시에서 관객과 소통코자 하는 통로, 즉 작품의 소재는 ‘몸’이다. 그가 표현한 몸은 다만 미적 탐구의 대상이 아니다. 정신과 분리된, 정신의 그릇으로서 몸이 아니라 정신과 합일된 몸인 것이다. 세계적인 인지과학자 프란시스코 바렐라(Francisco J. Varela 1946~2001)가 쓴 <몸의 인지학(The Embodied Mind)에서는 몸이란 뇌의 주변 장치에 불과하다는 견해에 반발하여 주류 철학에서 무시되었던 몸을 마음 안으로 되돌려놓아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참된 각성은 몸과 마음이 합치된 상태에서 달성된다는 사실은 반론의 여지가 없다. 새로운 관점으로 작가 노춘석이 해석한 몸과 만나볼 일이다.

노춘석 작가는 몸의 이미지를 그러데이션(gradation)기법으로 그린다. 기실 자연 형상의 태(態)가 그러데이션이다. 그러데이션은 일정한 간격으로 안전감을, 불규칙한 간격으로 리듬감을 고조시키기도 하며, 때때로 착시를 유도하기도 한다. 착시는 프레임에 갇힌 관객을 밖으로 해방시킬 수 있는 요긴한 회화기법이다. 그의 작품에서 거침없는 선들이 마치 인타라주망(因陀羅珠網)처럼 얽히고 설켰으나 일정한 질서와 조화를 느낄 수 있는 까닭도 그의 독특한 그러데이션 기법 때문이다. 표현주의의 주요한 맥으로 평가받는 브뤼케파(Die Brücke) 작가들의 원시주의 작품보다 훨씬 강렬하고 혁명적인 그의 작품은 블루계열의 단색조로 신비감을 자아내는 것, 관객의 엑스터시를 위해 다양한 기호(타투문양, 낙서, 문자 등)로써 고정관념의 해체와 상상의 확대를 꾀한 것으로 독창성과 신선함을 더해준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600호나 되는 대작을 중심으로 10호 사이즈의 부조작품들을 좌우로 도열시킨다. 몸의 인지학적 의미를 재해석한 600호 작품을 ‘온생명’으로 삼는다면 평면회화와 입체조각의 요소가 조화롭게 가미된 부조작품들은 그것의 ‘낱생명’이 될 것이다. 사실 필자로선 참으로 탐내던 작가가 ‘노춘석’이다. 이 더위에 모심이 적절치 않지만 더 먼 여행에 앞서 마실 가는 마음으로 여는 전시다. 그와의 ‘함께걸음’이 행복할 것이라 믿는다.

글 ㅣ 정요섭
미술세계 편집주간 문화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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