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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동하는 한국을 담다 노순택 개인전 《비상국가Ⅱ-제4의 벽》

글 편집팀

《비상국가Ⅱ-제4의 벽》 기자간담회 현장. 오른쪽부터 노순택 작가, 한스 D. 크리스트(Hans D. Christ) 큐레이터아트선재센터에서는 노순택 작가의 개인전 《비상국가Ⅱ-제4의 벽》 전시가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는 2008년 독일의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노순택 작가의 개인전 《비상국가Ⅰ》을 잇는 전시다. 2008년에 열렸던 전시가 한국에 오기까지 약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기에 이번 전시는 기존의 《비상국가Ⅰ》과는 다른 방향을 취하고 있다. 《비상국가Ⅰ》 전시를 함께 여는 등 노순택 작가와 오랜 시간 교류해온 한스 D. 크리스트(Hans D. Christ) 큐레이터와 노순택 작가가 이번 개인전과 이를 둘러싼 작품세계 전반에 대한 질문에 직접 답했다.

 

 

 


 

반년 동안 국내 정치 상황이 급변했다. 이러한 시국이 전시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전시가 기획되었던 과정이 궁금하다.

노순택 2008년 슈투트가르트에서 열었던 개인전 《비상국가》를 한국에서도 열고 싶었다. 전시 규모가 커서 작은 갤러리에서 전시하기는 어렵고 마땅히 가져올 공간이 없던 차에 2013년에 아트선재센터와 연락이 닿았다. 여러 사정이 얽히면서 전시가 계속 연기되었고 2017년이 되어서야 한국에 《비상국가》를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 10년이 지나버린 이 전시를 그대로 가져오는 것보다 새로운 작업으로 지난 10년을 조망해보는 것으로 전시를 만들었다. 지난겨울에 한국의 정치 상황이 급변할 것이라 미처 생각 못했었는데, 이 상황들을 반영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전시장 3층에 〈거짓으로 쌓아올린 산〉을 추가했다.

 

 


 

2016년 겨울부터 광화문에서 ‘노숙택’으로 텐트에서 살며 시위를 이어간 바 있다. 시위 현장에 이끌리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

노순택 11월 4일에 광화문에 기습적으로 텐트를 쳤는데, 당시만 하더라도 일주일이면 되겠지, 경찰이 강하게 막으면 어쩔 수 없겠지 생각했다. 이후에 촛불집회가 거대하게 타올랐고 그런 힘들이 텐트 농성장을 지켜주어 전혀 예상치 못하게 거의 다섯 달을 광화문에서 살았다. 나는 한국사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많은 미디어들이 뉴스 현장을 보여주고 있지만 왜 나에게는 오작동으로 보이는지가 궁금하다. 내가 본 현장과 미디어를 통해 보는 현장의 모습에는 상당한 간격이 있었다. 대중 매체가 상황의 정점 혹은 마침표가 되는 지점에 관심을 가진다면, 나의 경우 이런 상황이 발생하기 전 혹은 끝나버린 이후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 그런 것들을 직접 보고 싶은 호기심이 나를 현장으로 가게 했다.

 


 

주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업을 이어왔다. 이제 정권이 바뀌긴 했는데 세상은 충분히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하는지, 또 이런 작업을 하면서 특별히 고민하는 지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노순택 지금 세상이 변화된 것이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권력의 교체가 곧 세상의 바뀜인가? 때로는 더 비틀린 갈등과 폭력이 발생하기도 한다. 사실 지난 두 정권 사이에 있었던 공동체의 파괴나 노동자들의 고통을 작업으로 표현했지만,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시대 역시 공동체의 파괴와 노동자의 죽음이 있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내가 어떤 정권을 지지하기 위해서 작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 아주 폭압적인 정권은 폭압적인 정권대로, 조금 개선된 정권은 또 그 나름대로 미세하게 다가가야 하는 갈등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런 갈등들에 주목하고, 그 갈등이 지닌 비극뿐 아니라 그 안에서 벌어지는 블랙코미디 같은 것에 주목한다. 공공공간에서 합법적이라고 얘기되는 그 폭력, 그것에 대해서 여전히 관심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노순택 작가의 작품은 한국의 독특한 정치상황을 파악해야 더 깊이 있게 알 수 있는 것들이다. 한스는 한국의 정치상황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궁금하며 노순택 작가가 외국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도 궁금하다.

한스 질문에 대한 답변의 시작으로, 한국 친구들이 가끔 나를 놀리면서 하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나는 한국 친구들로부터 “너 다음 한국 대통령 하겠다?”라는 말을 들을 때가 있다. 이번 한국 방문이 23번째 방문인데, 그 중 노순택 작가의 작품의 배경이 되는 공간인 시위 현장에 직접 가보기도 했다. 한국과 이 주제에 대해서 자료를 읽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배우면 이에 대해 큐레이팅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이번 전시는 지식으로 가득한 전시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미학으로도 가득하다. 나의 경우 노순택 작가의 작품에 끌리게 된 것도 내용 때문이 아니라 작품의 미학적 측면 때문이었다. 노순택 작가가 대추리에서 촬영한 사진 중 바로크 페인팅처럼 보이는 사진이 있다. 폭력적인 상황 한가운데에서 이 사진을 찍기 위해 정신을 붙잡고 있으려면 일종의 필터가 필요하고, 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나는 이것이 미학적 언어와 연결되는 지점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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