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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를 넘어서는 생각

글 백지홍

임영희, 〈아버지의 기억(Memory of Father)〉(부분), 스테인리스, 150×215×140cm, 2016

 

미술세계 작가상 입체부문 수상자 임영희 작가의 작업은 수많은 생각으로 이뤄져 있다. 비유가 아니라, 말 그대로 한글 ‘생각’이 모여 작품의 형태를 이룬다. 단어가 작품의 정면에 나와 있으니, 생각이라는 단어를 거치지 않고는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감상하는 것도 불가하다. 2017년 개최된 《미술세계 작가상 입체부문 수상 기념 초대전》(4.26~5.1, 갤러리 미술세계)에서 선보인 신작 중 생각이란 단어가 전면에 등장하지 않은 것은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작품뿐이다. VR작품은 그의 작품세계에 변화가 찾아오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일까. 혹은 VR기술이 작가의 생각에 녹아든 것일까. 작가의 생각을 추적해보자.

 


 

나는 생각한다

우리를 우리로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일찍이 데카르트(René Descartes, 1596~1650)는 세상 모든 것을 의심한 끝에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은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cogito ergosum).”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상당히 일찍 도달한 결론이기에 후대의 철학자들은 의지나 행동이 존재를 규명한다며 반박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생각하는 나’라는 존재는 우리를 이해할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더구나 우리말 ‘생각’은 ①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작용 ②어떤 사람이나 일 따위에 대한 기억 ③어떤 일을 하고 싶어 하거나 관심을 가짐 ④어떤 일을 하려고 마음을 먹음 ⑤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하여 상상해 봄 ⑥어떤 일에 대한 의견이나 느낌을 가짐¹ 등 단순히 사유라는 개념을 넘어 의지, 욕망, 인식, 사상 개념을 포함하고 있기에, 한국어 ‘나는 생각한다’는 데카르트가 라틴어 혹은 프랑스어로 말한 ‘나는 생각한다’보다 더욱 넓은 의미를 포함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임영희 작가의 ‘생각’에 대한 또 다른 접근은 기표와 기의에 관한 이론을 적용하는 것이다. 시각 예술에 언어가 정면으로 등장하였으니 이는 자연스러운 접근이다. 그러나 언어 이론을 전제하고 작품을 살피다 보면 ‘3차원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시각예술’이라는 기본 전제를 뒤로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작품보다 기호 이론이 앞서게 되면, 생각을 단순히 ‘이성(理性)의 작용’이라는 관점으로만 바라보는 것처럼 오히려 감상의 폭을 좁히고 만다.

 


 

 

1. 네이버 국어사전. http://krdic.naver.com/detail.1 nhn?docid=20559300

 

 


 

 

*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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