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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서진 : 법고창신의 서화미학

글 민이식

홍서진, 〈추야(秋夜)〉, 화선지에 수묵담채, 56×45cm금정(衿停) 홍서진 작가는 학문적 소양과 필력을 근간으로 하는 서사 능력을 증진시키기 위하여 죽봉(竹峰) 황성현 선생에 사사하여 각 서체를 섭렵한 끝에 서단에서 인정하는 서예가로 득명한 후 나에게 입문하였다. 문인화는 문품과 서품, 화품과 철학 등이 요구되는 동양 특유의 예술이기 때문에, 금정이 문인화를 배우기 전에 죽봉 선생으로부터 집중적으로 서예를 연마한 것은 문인화를 올바르게 하기 위한 전초작업이라 생각한 것으로, 매우 바람직한 수단이요 방법이라 사료된다.
서사 능력과 관련하여 중국의 장언원(張彦遠)은 서화동원론(書畵同源論)에서 “무릇 사물을 그리는 것은 반드시 형사(形似)에 있고 형사는 그 골기(骨氣)를 완전히 해야 하는데 이러한 표현은 입의(立意)에 바탕을 두고 용필(用筆)에 귀착(歸着)한다”라고 하였다. 또한 문인화에 있어 흔히 사용하는 문기(文氣)라는 것은 서권기(書卷氣)와 문자향(文字香)을 아우르는 말이다. 학문을 통하여 느껴지는 지성미와, 인품을 말하는 서권기와, 글씨에서 볼 수 있는 조형미를 의미한다고 하겠다. 이러한 서사 능력은 문인화가로서 갖추어야 할 조형적 감각과 필력을 비롯한 운필의 수준을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라 할 수 있는데, 서품을 잘 갖춘 글씨는 그림을 돋보이게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화면의 격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금정 홍서진 작가는, 문인화의 본질적 정신은 심상(心象)에 바탕을 둔 사의(寫意)의 예술이라는 것을 유념하는 가운데 고전을 읽고 실천함으로써 독보적인 자기 세계를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하겠다. 또한 금정은 창작을 한다는 것은 단순한 의미의 손끝 재주나 혹은 예리한 두뇌 회전과 기발한 아이디어만을 가지고는 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보았다. 일획이 만유(萬有)의 근본이요, 만상(萬象)의 뿌리라는 중국 석도(石濤)의 ‘일획론(一劃論)’을 이해하면서 잡다한 선묘(線描)를 피하고 대담한 필치를 구사하여 일필휘지의 능력을 발휘한 금정의 흔적이 첫 전시되는 작품 전반에 표출된 것은 한국 문인화의 현대화에 진면목을 보여준 쾌거라 할 수 있다.
 

 

 

*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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