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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 비엔날레: 작은 정원에서 펼쳐지는 전 세계의 예술혼

글 알베르토 몬디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산 마르코 광장 ©백지홍베네치아를 찾는 그 모든 여행자, 단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산마르코 광장을 찾는다. 그리고는 모두들 이 산 마르코 광장 주위로 펼쳐진 대성당과 종탑의 믿을 수 없는 아름다움에 홀려 마치 엑스타시를 느끼게 될 뿐이다. 뭐 가끔 너무 지나치게 많은 관광객이나 비둘기 떼가 이 장관의 여흥을 다소 깨트리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베네치아의 가장 매혹적이고도 아름다운 여러 골목길들 중 어떤 한 작은 골목길이 바로 산 마르코 광장이 끝나는 바로 그 지점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산 마르코 광장을 찾는 수많은 관광객들 중에서도 오직 극소수의 몇몇 이들만 알고 시도해 보는 길이기도 하다.
산 마르코 광장에서부터 바다를 바라보면서 일명 ‘슬라브인들의 언덕(Riva degli Schiavoni)’이라 부르는 곳에서 출발하는 그 길은(베네치아 지방 언어로는 아마 ‘폰다멘타(Fondamenta)’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이는 한 면은 벽으로 되어있고 다른 면은 해안 쪽으로 줄지어있는 형태의 길을 말한다.) 베네치아에서 그나마 관광객들이 좀 덜한 두 곳인 ‘카스텔로(Castello) 지구’, 그리고 ‘산텔레나 섬(Isola di S.Elena)’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베네치아 현지 주민들의 대부분이 살아가고 있는 이 동네는 기념품 가게들과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레스토랑들, 그리고 교회와 박물관들 앞에 끝없이 늘어선 관광객 행렬 외에, 베네치아와 베네치아 주민들의 진짜 삶을 발견할 수 있는 그런 곳이다.
베네치아를 위에서 내려다보게 되면 흥미롭게도 도시가 마치 물고기 모양처럼 생긴 것을 알 수 있다. 물고기의 머리 부분이 바로 로마 광장(Piazzale Roma)과 기차역이 있는 지역이며, 산 마르코 광장과 대성당이 있는 ‘산 마르코 지구(Sestiere di S. Marco)’는 물고기의 몸통 부분, 그리고 바로 이 ‘카스텔로 지구’와 ‘산텔레나 섬’이 바로 물고기의 몸 중에서 매우 작은 부분이지만 몸체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헤엄치는 방향을 결정해주는 역할을 하는 꼬리 모양을 이루는 지역이다.
베네치아 근교의 마을에 거주하던 나조차도 18세가 될 때까지는 이 산텔레나 섬에 가 본 적이 없었다. 그럭저럭 베네치아를 잘 알고는 있었지만 수많은 관광 가이드북들이 안내하고 추천하는, 그야말로 모든 사람들이 아는 그러한 곳들을 찾아가 보는 정도였고 이 ‘카스텔로 지구’, 그리고 ‘산텔레나 섬’을 찾아가 보고픈 욕망이나 호기심은 거의 들지 않았다. 로마 광장1에서 산 마르코 광장까지 이미 40분이나 걸어야 한다. 카스텔로 지구와 산탈레나 섬까지 찾아간다는 것은 바로 로마 광장이나 기차역에서 더더욱 멀어진다는 것이고, 이것은 도보로 무려 1시간 반 이상을 걷거나 혹은 집으로 돌아오려면 바포레토라 부르는 수상 버스를 한 시간 이상 타야하는 셈이다. 중학교 때까지 “별로 유명하지도 않은 곳에 너무 진을 뺀다”라고 여긴 나에게 그 지역들은 별로 아는 것이 없는 동네로 남아있었다.
고등학교로 진학한 후, 여름 방학이 한참이던 6월 말의 어느볕 좋은 날, 그 당시 사귀고 있던 여자 친구가 내게 하루쯤 시간을 내어 함께 비엔날레를 보러 가자고 했다. 나는 비엔날레가 정확히 무엇을 하는 것인지조차 전혀 알지 못한 채 그 제의를 수락했지만 내 머릿속에서는 그저 어떤 미술 갤러리를 찾아가 지루하게 한나절을 보내는 것일 뿐이란 생각이었다. 전형적인 이탈리아의 여름 날씨처럼 높고 투명한 하늘이 맑았던 그 이튿날, 여자친구와 나는 아침 일찍 베네치아로 향했고, 베네치아에 도착해서는 곧바로 이 도시의 반대쪽 끝에 있는 ‘산텔레나 공원(Giardini di S.Elena)’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두 고등학생의 인생 첫 비엔날레였다.
 

 

 

 


 

*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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