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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tting

글 사박

사박, 〈권태〉, 캔버스에 아크릴, 60×60cm, 2017

무기력한 모습으로 일어설 수도 누울 수도 없이 앉아있는 사람들. 흐릿하고 무감각한 개인들과 무한히 싱겁게 앉아있음을 지속하는 상황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나는 의지를 상실하고 무기력과 우울에 빠진 장면들을 그리는데, 나의 작업에서 보이는 주체는 정체의 상태로써 존재한다. 개인과 사회의 간극으로 인해 생긴 자기 상실은 끊임없이 개인을 고정된 삶으로 회귀시키고, 자리에 앉아있을 수밖에 없는 침체의 흐름에 자신을 유지시킨다. 한 사회에 적응해가며 생기는 ‘자리’라는 내외적인 요소는 안정성과 편안함을 주는 동시에, 개인을 권태롭게 만들고 모호한 불안감을 안긴다. 나는 이러한 안정을 위한 과정에서 생기는 개인의 내적 불균형과 속박감에 대한 고정적 사유와 심리적 부자유(不自由) 같은 감정들을 작품을 통해 환기하고자 한다.
 

나는 또한 직접 찍거나 수집한 이미지를 조합하여 작업하는데, 일상적인 사물과 개인을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재조합해 회화로 담아낸다. 무언가를 재현하고 묘사함으로써 나타나는 풍경이 아닌 내적이고 감정적인 부분을 표현하려 한다. 그림의 색감이나 분위기에서 보이는 우울과는 상반적으로, 많은 여백과 일회적이고 가볍게 칠한 무심한 터치들은 무거우면서도 가벼운, 가벼우면서도 무거운, 현대사회와 개인 간의 아이러니한 관계를 나타낸다. 앉아있으나 부유하는, 앉아있으나 불편한, 앉아있으며 앉아있을 수밖에 없는 끝없는 반복. 나의 작업은 무언가를 시도해보기도 전에 꺼져버리는, 혹은 불씨 자체를 잃어버린 의식의 부재에 관한 기록의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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