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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EXHIBITION

존재하지 않으나 존재하는, 2018년 디지털 원주민 작가론

글 백지홍

 

《유령팔》 전시장 입구에서 만날 수 있는 독특한 폰트 ©백지홍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SF영화에 나오는 ‘하늘을 나는 차’처럼 일상의 풍경에 극적인 변화를 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일상의 내면에는 충분히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으니, 〈공각기동대〉나 〈매트릭스〉 등의 영화를 통해 시각화된 바 있는 ‘가상현실’ 공간은 2018년 한국을 사는 모두의 머릿속에 존재한다. 자신은 컴퓨터와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는 이도 어느새 내비게이션을 능숙하게 읽는 것이 오늘의 일상이다. 내비게이션 속에서 운전 중인 차량을 나타내는 ‘점’과 현실 속에서 운전 중인 자신을 ‘동기화’하는 것은 오늘날 가장 보편적인 능력 중 하나지만, 불과 20년 전만 해도 소수만이 가진 능력이었다. 변화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빠르고, 광범위하게 일어났다. 우리는 가상공간을 기꺼이 우리의 일부로 받아드렸다. 그런데 존재하지 않는 것을 당연시하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어색한 일이다. 농구선수가 공을, 낚시꾼이 낚싯대를 자신의 몸처럼 인식하는 것과 유사성을 찾을 수 있지만, 공과 낚싯대는 물리적 현실에 존재한다는 점에서 가상공간에 대한 감각과는 다르다.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이 감각은 무엇일까.
‘환지통(幻肢痛, phantom limb pain)’.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은 이러한 감각을 기존의 의학용어로 풀어냈다. 사고로 손이나 발을 잃은 사람이 여전히 손과 발이 있다고 느끼는 감각. 느껴지나 존재하지 않는 이 ‘유령팔’은 가상공간에 대한 느끼는 감각으로 치환되었다.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유령팔과 함께한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인 1980년대 생 작가들의 등장은 한국 미술씬에 새로운 형식과 내용을 담은 작업의 등장을 알렸다. 변화는 새로운 세대의 작가들이 활동하는 대안적 공간, 이번에는 ‘신생공간’이라 불리는 공간들에서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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