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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ART

고든 마타-클락, 건축의 확장과 중간지대

글 정재준

 

작가 미상, 〈그라피티 트럭을 자르고 있는 고든 마타-클락(Gordon Matta-Clark with blowtorch, welding Graffiti Truck)〉, 1973 ©2018 The Estate of Gordon Matta-Clark. Courtesy: The Estate of Gordon Matta-Clark and David Zwirner, New York/London/ Hong Kong/ADAGP, Paris.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건축물을 통해 예술적 실험을 시도했던 미국 출신의 예술가 고든 마타-클락(Gordon Matta-Clark, 1943~1978)의 전시가 6월 5일부터 9월 23일까지 프랑스 파리 주드폼(Jeu de Paume) 미술관에서 열린다. 100여 점의 작품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서는 모더니즘 이후의 건축을 재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미니멀리즘(minimalism)에서 장소 특정적 미술(Site-specific art)로 넘어가는 시기에 출현한 새로운 예술작품 형식에 대해 파악할 기회 역시 제공한다. 마타-클락은 1978년 췌장암으로 사망할 때까지 길지 않은 기간 동안 작업을 하였지만, 그의 작업들은 생전보다 사후에 더 주목을 받아왔으며, 이후 건축가와 미술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고든 마타-클락의 주요 작업은 작품 특성상 실제 작품이 현재까지 남아있지는 않지만, 작업과정을 기록한 사진과 영상 자료를 통해 당시의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다.

 

 


아나키텍트(Anarchitect)

1943년 고든 마타-클락은 칠레 출신의 초현실주의 화가이자 건축가인 로베르토 마타(Roberto Matta)와 미국인 디자이너 앤 클락(Anne Clark) 사이에서 태어났다. 마타-클락이 태어나자마자 그의 부모들은 별거하기 시작하였고, 마타-클락은 뉴욕(New York)에서 불안정한 유년생활을 보냈다. 그는 1962년부터 1968년까지 코넬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는 동안 모더니즘 건축에 대해 공부하였다. 건축을 전공한 마타-클락은 역설적이게도 졸업 후에 뉴욕으로 돌아와 장소특정적 미술 작업을 한다. 이는 《대지미술(Earth Art)》전을 통해 알게 된 대지미술가 로버트 스미스슨(Robert Smithson)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당시 스미스슨은 폐허를 이용한 탈건축화 작업을 통해 엔트로피(Entropy) 실험을 하던 시기였다. 마타-클락은 〈체리 나무(Cherry Tree)〉(1971)를 통해 자신의 스승인 스미스슨의 〈부분적으로 파묻힌 장작 헛간(Partially Buried Woodshed)〉(1969)의 행위를 모방하였다. 마타-클락의 초기 작품관은 분명 스미스슨의 엔트로피 개념에 의해 형성되었지만, 스미스슨에게 건축이 작품의 재료로서 일시적인 관심의 대상이었던 반면, 마타-클락에게 건축은 사회를 표상하는 하나의 총체로서 지속적인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 스미스슨의 작품 방식을 더욱 발전시킨 그는 더 이상 기능하지 않아 폐허로 남아있는 건물을 자르거나 구멍을 내는 등 반-건축적인 작업을 시작한다. 여기서 반-건축이라 함은, 건축을 전공했음에도 건축을 하는 것이 아니라 건물을 해체하는 작업을 했다는 점에서 그렇고, 쓰레기를 건축이라고 규정하는 점에서 그렇다.

 

 


*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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