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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수, 차이의 형식, 과거와 현대의 조우

글 고충환

강이수, 〈나는 새-3〉, 경주석, 대리석, 철, 119×23×49cm대개 작가들은 작업을 하는 저만의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작업을 계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있고, 작업이 지향하는 목표가 있고, 작업을 지지하는 인문학적인 배경이 있다. 그게 뭔가. 주제다. 작업을 하는 이유이며 작업을 하게 만드는 동력이 곧 주제인 것이다. 이런 주제에 관한한 예외는 없다. 구상은 물론이거니와, 그림으로 치자면 색채 자체, 조각의 경우에는 물성 자체를 직접적으로 제시하는 추상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외관상 이렇다 할 의미 내용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여기서 주제는 드러나 있으면서 숨겨진 경우라고 보아야 한다. 형식이 내용이고 내용이 곧 형식인 차원, 형식과 내용이 일치된 경우, 형식 자체가 주제이고 내용이고 이유인 지경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강이수의 조각을 견인하는 주제의식은 뭔가. 이와 관련해서 작가는 의미심장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테면 원시적인 기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현대와 원시의 통합적인 이미지를 추구하는, 과거와 현대를 조우시키는, 과거와 현재의 미적 공통 형상에 해당하는 기호에 주목하는 등등의 입장을 작업노트에 밝혀놓고 있다. 거듭 과거가 호출되고 있는데, 그게 뭔가. 자연의 본성을 추구하거나 원형적인 형상을 지향하는, 프리미티비즘인가 혹은 바이털리즘인가? 어느 정도는 이 모두를 아우르는 원형적인 기호이며 원형적인 이미지를 의미할 것이다. 짐짓 진지하게 말하자면 현대인이 문명화되고 제도화되면서 잃어버린 것들이다. 야성과 야생, 본능과 본성, 샤머니즘과 토테미즘, 범신론과 물활론, 자연과 자연성, 주술과 제의, 그리고 예술의 입장에서 볼 때 아이러니하게도 감성과 감각 같은, 자본주의에 의해 타자화되고 이성의 이름으로 단죄된 것들이다. 말하자면 작가는 이처럼 잊힌 이야기며 잃어버린 서사를 현재로 되불러온다. 그러므로 그의 기획은 상실된 원형의 회복과 복원에 맞춰져 있다. 그리고 그 근거를 고대의 암각화며 상형문자나 갑골문자에서처럼 그림과 문자, 형상과 의미의 경계를 넘나드는 원시적인 기호에서 찾는다. 그 기호에서야말로 타자화된 서사가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고 본 것이다.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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