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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ART

호안 미로, 회화를 죽이려 한 화가

글 최광수

《미로(Miró)》 |  10.3-2019.2.4 | 그랑 팔레(Grand Palais)

 

호안 미로, 〈이것은 내 꿈들의 색깔이다(Ceci est la couleur de mes rêves)〉, 캔버스에 유채, 96.5×129.5cm, 1925“이것은 내 꿈들의 색깔이다(Ceci est la couleur de mes rêves).” 호안 미로의 유명한 작품의 제목이기 이전에, 그의 70년 예술 세계를 관통하고 아우르는 하나의 문장이기도 하다.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가 캔버스 위에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Ceci n’est pas une pipe).”라는 문장을 적음으로써 인간의 지시 체계의 충돌과 철학적 질문을 야기했다면, 미로는 회화적 형식을 벗어나 ‘시’를 비롯한 다양한 예술 형식을 통해 인간 내면의 자유로움을 표현했다. 즉, 그에게 예술 작품이란 하나의 ‘시’와도 같았다. 미로의 작품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도식화된 대상은 미로라는 시인의 시상이었고, 밝은 색채와 그만의 율동감은 시인의 운율이었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진행 중인 호안 미로의 44년 만의 회고전은 앞서 설명한 그의 작품의 문학적인 면모와 함께 다양한 사조를 아우른 작품 인생을 재조명한다. 하지만 《미로(Miró)》라는 간단한 제목의 회고전은 제목에서 드러나듯 호안 미로의 이름 말고는 전시를 설명하는 그 어떤 수식어도 없다. 그도 그럴 것이 1893년에 태어나 1983년에 죽은 호안 미로는 20세기 미술사에 있어, 그 존재 자체가 서구 예술의 연대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20세기 초의 아방가르드 예술부터 포스트 모더니즘 예술까지 그에게 영감을 준 사조들은 많았지만, 미로는 스스로 그 어떤 사조에도 소속되지 않고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만들었다. 미로의 친구이자 예술적 동지였던 미술사학자 장 루이 프라(Jean-Louis Prat)가 총감독으로 참여한 이번 전시는 호안 미로의 회화부터 조각과 세라믹까지 총 150점이 넘는 방대한 작품들로 그의 독보적인 예술 세계를 보여준다. 총 16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호안 미로의 일생과 함께 발전한 작품들 사이의 변화를 효율적으로 조명하기 위해 연대기적으로 구성되었다. 전시는 야수주의자, 입체주의자, 그리고 초현실주의자로서의 미로를 보여주며 그 문을 연다. 그리고 그의 예술 인생의 단절이자 변화를 가져다 준 스페인 내전과 제2차 세계대전 속의 그의 작품세계, 마지막으로 미로가 뉴욕을 거쳐 마요르카섬에 정착한 후 죽기 전까지의 작품들로 전시를 마무리한다.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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