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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RN KOREAN ART ⑫

정온녀의 여자미술전문학교 졸업사진첩 발굴

글 황정수

정온녀, 〈두명의 나부〉, 1948

1. 근대기 화가 정온녀의 삶
한국 근대기에 자의식이 강했던 대표적인 여성은 단연 나혜석(羅蕙錫, 1896~1948)이다. 그의 그림자가 워낙 진해 그에 빗댈만한 여성을 찾기란 쉽지 않다. 화가 중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와 유사한 근대기 여성 화가를 찾는다면 박래현(朴崍賢, 1920~1976)과 천경자(千鏡子, 1924~2015)를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두 화가는 화가로서는 뛰어난 성과를 보였지만 근대기에 자신의 모습을 자각하여 사회에 맞서 치열하게 살아온 여성 활동가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나혜석의 치열한 삶에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인물은 누구일까. 필자는 혼란스러운 근대기에 여성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세상에서 뜻을 펼치려 노력한 인물로 정온녀(鄭溫女, 1920~?)를 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온녀는 1920년 강원도 평강군 유진면 사창리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열두 살 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 병약한 어머니와 함께 함경도 나남으로 이주하여 살게 된다. 그의 강인한 성격은 이러한 환경에서 만들어진 것이있으며, 자연스럽게 자립의 힘도 키울 수 있었다. 그는 1932년에 경흥보통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나남고등여학교에 입학했고, 재학 중이던 1935년 경성사범학교 강습과에 합격하여 교사 자격증을 취득한다. 1936년에 나남고등여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회령보통학교 교사로 취업한다. 어려운 가정 형편을 고려한 취업이었다. 그러나 정온녀는 보통학교 교사 생활에 염증을 느껴 1937년까지 2년간 근무하던 학교를 그만둔다. 활달하고 강인한 성격의 정온녀에게 보통학교 교사라는 테두리는 너무 답답한 것이었다. 특히 정온녀는 미술에 뜻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함경도 회령 지역의 교사 생활이란 마치 유배 생활을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을 것이다.

 

*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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