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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EXHIBITION

진실 이후, 전시 이후

글 권태현

《뉴스, 리플리에게》 | 2018.10.30~2019.2.24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조영각, 〈당신이 알아야 할 다른 것에 대해서〉 설치 전경

우리는 이미 진실 이후에 서 있다. 진실의 존재론적 위상 자체가 흔들린 지 오래다. 2016년에 옥스퍼드 사전은 ‘포스트 진실(post truth)’이라는 낱말을 올해의 단어로 선정하기도 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은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진실의 위상을 재고하게 만든 중대한 사건이 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그 누구보다 미디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이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극우파와 안티 페미니스트들이 소리 높여 미디어를 비판하고, ‘팩트(fact)’를 목놓아 외친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국의 우파들을 웃음거리로 만들었던 ‘대안적 팩트(alternative fact)’라는 말은 의외의 시사점을 제공한다. 애초에 사실이라는 것은 무한히 열려있는 현실의 데이터를 취사선택하여 직조하는 문제이다. 사실의 짜임을 진실의 반대편으로 향하게 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학술적 차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통계를 앞세우는 객관적인 자료 조사 연구라 할지라도, 연구 후원의 주체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이 글에서 이야기할 《뉴스, 리플리에게》 전시에 놓인 손여울의 〈데이터 깃발〉은 그런 문제에 의문을 던지기도 한다. 문제는 진짜인지 가짜인지가 아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어떻게, 누구에 의해, 어디에서 매개되어 있는지를 읽어내는 문제이다. 미디어가 없으면 어떠한 것도 작동하지 않지만, 그 미디어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진정한 의미의 미디어 리터러시는 무엇이 사실인지 파악할 수 있는 문해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매개’되어 있는지를 읽어내는 것이다.
《뉴스, 리플리에게》는 이러한 논의들이 가능한 장을 열어낸다. 전시는 새로운 매체 환경에서의 저널리즘과 그것을 둘러싼 미적 실천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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