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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형 전시 이면으로 사라진 시간의 두께

글 김정아

이정형, 〈Different Kinds of White〉, 목재, 페인트, 30×40cm, 2018

이정형 작가는 전시라는 이름으로 고정되는 시각 중심의 이벤트에 선행하는 ‘공간디자이너’로서의 노동으로부터 복잡하게 얽힌 이해와 감각,기억과 경험을 추출하여 ‘작가’로서 자신의 창작을 위한 재료이자 소재로 사용한다. 이번 개인전 《Different Kinds of White(11.16~12.16)는 P21이라는 전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두 개의 공간으로 분리하여 이야기하지만, 사실 두 공간은 하나의 시작점으로부터 출발한다. 작가가 마주하는 제도적 공간, 그리고 그 공간을 구조화하는 몇 개의 기본 조건, 공간의 이념이 만들어내는 위계와 거기에 연루된 다양한 이해관계, 그리고 전면으로 가치를 드러내지 못하고 사라지는 지난한 노동과 비용, 시간. 이것들은 결국 동시대 미술의 공유와 전달을 위한 가장 주요한 플랫폼으로 인식되곤 하는 ‘전시’라는 시공간을 전제로 한다. 전시장에서 만나게 되는 작업들은그 전시의 이면으로 사라진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의 두께를 짙고 깊은 물성으로 치환한다. 이정형 작가의 작업세계는 전시 제목 《Different Kinds of White》처럼 세상에 존재하는 다른 종류의, 하지만 같은 곳을 향하는 무수한 백색의 차이를 감지해보는 ‘현장(전시 공간)’ 경험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작가님은 공간디자이너라는 직업을 갖고 계시기도 합니다. 공간디자이너로서의 정체성이 이번 개인전 《Different Kinds of White》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번 전시에서 공간은 어떤 의미를 갖나요?

 

공간 디자인 작업을 할 때나 설치 작업을 할 때나 늘 공간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입장이에요. 이번 전시는 제가 공간을 대하는‘태도’나 ‘습관’에 대한 것입니다. P2 공간에 들어오면 바닥에 〈가로세로높이〉라는 작업이 있어요. 통상적으로 공간이나 부피의 치수를 가늠할 때 제일 먼저 쓰는 게 가로, 세로, 높이이고 그걸로 공간의 크기를 가늠하죠. 원래는 공사를 할까 하다가 그 방법은 다른 전시에서도 할 수 있으니까 이번에는 공간을 분할하는 방식에 관해서만 이야기하고 싶어서 임의의 공간의 부피를 전시 공간 안에 구현했어요. 가벽을 세우거나 색을 바꾸거나 조명을 다르게 하는 등 공간을 확장하거나 분할하는 방식은 다양해요. 공간 안에 또 새로운 공간이 존재할 수 있는 방식을 단순화/기호화한 작품이 한쪽 벽면에 걸린 〈구조 드로잉〉입니다.


*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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