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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 FOR ARTIST ⑥

입사서류 절도사건 (3)

글 신아람

〈지난 이야기〉1
3년 차 새내기 변호사 구변, 오래된 친구 동동이가 수빈과 함께 사무실에 찾아와 법률 상담을 한다. 수빈 씨는 1년 2개월 동안 정규직 카페 매니저로 일하다가 갑작스런 해고 통보를 받은 상황. 입사 시 제출한 가족관계증명서 등 서류를 가지고 퇴사한 직후, 사장의 ‘절도’ 신고로 피의자조사까지 받게 된다. 그리고 구변은 사장이 수빈 씨를 절도죄로 신고한 이유가 ‘퇴직금’ 때문임을 직감한다. 구변은 수빈 씨를 위한 변호인의견서를 제출하고, 퇴직금 미지급을 이유로 사장을 형사 고소하기로 결심한다.


“퇴직금을 주지 않으면 형사 고소할 수 있다고요?”
“그래요. 퇴직금 미지급의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하지만, 형사 고소를 해도 관할 노동청으로 사건이 이관되기 때문에 경찰서에서 수사를 받는 건 아니에요. 노동청 담당자가 조사를 하고, 이때 형사처벌 의사를 밝히면 검찰에 송치되어 처벌을 받게 됩니다.”

“아아….”
퇴직금도 받고 마땅한 처벌도 내릴 수 있는 방법을 알았는데 수빈씨의 표정이 밝아지지 않았다.
“실은 제가 나오면서 너무 화가 나서 ‘퇴직금 따윈 필요 없다!’는 식으로 사장에게 소리를 지른 것 같아요. 전화통화라서 녹음되었으면 어떡하죠?”
“수빈 씨, 퇴직금은 근로자가 받지 않겠다고 해도 줘야 해요. 즉, 퇴직금 포기 각서는 무효입니다.”
말 한마디에 수빈 씨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밝아졌다 하는 걸 보면서 노동법에 대해 잘 모른다는 인상을 받았다. 생각해보면 막상 나 또한 근로기준법이나 노동 관련 법규를 찬찬히 읽어본 때가 언제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자신도 노동자였지만, 업무로 노동사건이 떨어지지 않는 이상 스스로를 위한 공부는 하지 않았던 것이다.


수빈 씨의 절도사건 담당 검사에게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하고 며칠 뒤, 검찰청에 전화를 걸었다. 경찰서에서 검찰로 사건이 송치된 지 겨우 5일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지만,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했다. 피의자의 변호인이라 신분을 밝히고 수빈씨의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묻자, 담당 검사는 ‘기소유예 처분을 이미 내렸으며 기다리면 결과통지가 될 것’이라고 빠른 답변을 했다. 바쁘지만 정확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자에게 느낄 수 있는 쿨한 향기가 여기까지 확 풍겼다.
“감사합니다!”
변호사는 검사에게 감사의 말을 전할 때 가장 행복하다. 무죄와 같은 ‘무혐의 처분’으로 종결되거나, 혹은 이번 사건처럼 경미하다고 보아 ‘기소유예’를 하는 경우 의뢰인은 좋은 소식으로 받아들인다. 물론, 기소유예는 경찰 공무원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민감한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수빈 씨는 앞으로 작은 카페의 바리스타가 꿈인 사람이니 기소유예 처분에 이의를 제기하진 않을 것이다.

급하게 수빈 씨에게 전화를 걸어 기소유예 처분이 날 것이며 이제 모든 수사 절차는 종료되었고 형사재판은 없을 것이라 전했다. 숨 가쁘게 전화한 보람과 달리 처음에 묵묵부답이라 ‘그래도 기소유예라는 기록이 남는 게 싫은 거구나….’ 라는 생각을 하였는데, 그게 아니었다. 수빈 씨는 울고 있었던 것이다.
“강해지라는 훈계를 백 번 듣기 보단, 경찰서나 법원에 고소장·소장을 제출해보는 게 낫다.”


*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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