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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FEATURE

2019 콜렉티브 작동법

글 편집팀

 

『미술세계』 2월호는 최근 새롭게 출몰한 콜렉티브들을 다룬다. 시작은 이렇다. 1~2년 전부터, 하루에도 수 없이 쏟아지는 전시 보도자료와 프로그램 홍보 메일에서 조금씩 낯선 이름의 콜렉티브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고고다다 큐레토리얼 콜렉티브’, ‘노뉴워크’, ‘불량선인’처럼 전시 기획을 위주로 활동하는 콜렉티브가 있는가 하면, ‘반짝’, ‘옐로우 펜 클럽’, ‘와우산 타이핑 클럽’처럼 비평 중심의 활동을 펼치는 팀도 있었다. 또한 ‘Z-A’는 진(zine)이라 불리는 독립출판물 『Z-A』를 바탕으로 연계 전시 및 토크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자신들의 작업실을 기반으로 다양한 스터디와 세미나, 전시를 조직해온 ‘사유지’도 있다. 이외에 『미술세계』의 자장에 ‘아직’ 포착되지 않은 콜렉티브들도 분명 존재할 것이며, 심지어 전시, 퍼포먼스 등 다양한 실천을 선보였던 공간 ‘개방회로’ 역시 2017년 공간을 접고 콜렉티브 체제로 전환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질문이 가능하다. 왜, 지금 이 시기에 이처럼 다양한 콜렉티브들이 등장하는가? 이들은 어떤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는가? 그리고 이러한 콜렉티브들의 움직임이 동시대 미술 담론에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가?

물론, 콜렉티브는 결코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2000년대 중후반에 결성된 ‘파트타임스위트’, ‘옥인콜렉티브’, ‘리슨투더시티’, ‘믹스라이스’ 등이 있었고, 1980년대에는 ‘현실과 발언’, ‘광주자유미술인협의회’, ‘임술년’, ‘두렁’ 등의 민중미술 소집단이 나고 사라졌다. 1960~70년대에는 ‘AG’와 ‘ST’로 표방되는 진보적인 현대미술 단체가 존재했고, 그보다 더 앞서서는 1947년에 조직되어 1950년대 중반까지 활동하며 새로운 조형의식을 추구한 ‘신사실파’도 일종의 콜렉티브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술세계』가 주목한 것은 단순히 콜렉티브 자체가 무엇인지 정의내리고 이들이 왜 모였는가 하는 특정 목적과 지향성을 규정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이들이 모여야만 했던 동시대 미술 환경을 살피고, 그 안에서 각 콜렉티브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다 내밀하게 들여다보는 데 역점을 두고자 했다. 설문지가 아닌 대면 인터뷰를 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특집을 진행하면서 전제했던 조건들이 있다. 먼저, ‘콜렉티브’라는 단어에 대한 개념 설명이다. 집단/그룹/팀/프로젝트/공동체/당(party)/협동체 등 여러 사람들의 모임을 지칭하는 다양한 개념의 단어들이 있지만, 특정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모임’ 그 자체를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호명하기 위해 ‘콜렉티브’를 사용했음을 밝힌다. 인터뷰에서는 ‘콜렉티브’라는 용어 자체에 대한 콜렉티브들 각각의 생각도 확인할 수 있어 동시대 미술계에서 콜렉티브를 바라보는 시각을 다층적으로 살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인터뷰 대상을 2010년대 중반 이후 활동하기 시작한 콜렉티브들로 한정했는데, 이는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미술씬에서 시기적으로 제한을 두어야 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부분이 ‘신생공간 이슈’가 저물 무렵, 혹은 그 이후에 활동을 시작한 그룹들이었고, 연령대 역시 1970년대 중반~90년대 중반 생까지 걸쳐 있어 세대론으로 규정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보다 자세한 시대적, 세대적 맥락들은 이후 연구를 통해 보완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각 콜렉티브들의 작동 방식에서의 공통점과 차별점을 가늠해보고자 공통된 질의지를 바탕으로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팀의 성격과 활동 양상에 따라 세부적인 질문을 보완해야 했다. 각 인터뷰를 읽는 독자들 역시 공통된 질문과 개별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 오늘날 콜렉티브들에 대한 단상을 파편적으로나마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본다. 앞으로 동시대 콜렉티브 연구를 위해, 더 나아가 한국 콜렉티브의 흐름을 짚어가는 데 있어 ‘2019 콜렉티브 작동법’이 유요한 지표가 되기를 바란다. 그 긴 여정의 출발을 『미술세계』와 함께해보자.

 

목차

인터뷰: 고고다다 큐레토리얼 콜렉티브

인터뷰: 개방회로

인터뷰: 노뉴워크

인터뷰: 반짝

인터뷰: 불량선인

인터뷰: 배드 뉴 데이즈

인터뷰: 사유지

인터뷰: 와우산 타이핑 클럽

인터뷰: 옐로우 펜 클럽

인터뷰: 90APT

인터뷰: Z-A

 

 

 

 

"제도의 영향도 어느 정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콜렉티브, 단체, 모임에게 기금을 주는 제도가 늘어나고 있고 창동 레시던지에서는 프로젝트 팀을 지원하기도 한다. 단체 지원금이 만들어진 것이 새로운 콜렉티브가 활동하게 된 하나의 원인이 아닐까."

- 최희승, 고고다다 큐레토리얼 콜렉티브 인터뷰 中 

 

 

 

 

"최근 콜렉티브의 계보를 정리해야 하지 않는가라는 고민이 있다. 작년에 일본의 『미술수첩』에서 일본에서 활동하는 콜렉티브를 특집으로 다루었는데,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활동했거나 활동 중인 콜렉티브의 계보를 작성한 것을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인 지형도를 그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한국미술에도 필요한 작업이라는 생각도 든다. 사실 과거 소그룹운동의 작업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점들도 많다. 비슷한 점이 있다면 굳이 부정해야 하는가라는 생각도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모더니즘이나 포스트모더니즘 등의 담론 중심보다는 우선 다양한 콜렉티브들의 활동을 중심으로 이 현상을 읽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 이현인, 개방회로 인터뷰 中

 

 

 

 

"페미니즘의 범위도 넓고 결도 다르기 때문에 한 가지로 정의를 내리기는 힘들다. 멤버들의 관심사도 다 달라서 작업의 범위가 넓은 편이다. 퀴어, 에코, 자본 등을 페미니즘과 함께 아우르는 것에 모두가 동의하고 있기는 하다. 그게 아니었으면 모이지 않았을 것이다. 생물학적인 성을 구분해서 활동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노뉴워크는 그런 측면에서 좀 더 포괄적으로 페미니즘을 바라보는 것 같다."

- 봄로야, 노뉴워크 인터뷰 中

 

 

 

 

"우리는 서로 관점이 조금씩 다르다. 그래서 가끔은 오랜 시간 논쟁을 펼치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 지난한 과정들이 피곤하기보다는 오히려 나의 비평적 관점을 가다듬는 근원적인 힘이 되어 준다. 무엇보다 서로의 관계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진짜 논쟁이 가능한 것이다. 큰 방향에서의 미학적 지향은 공유하지만, 그것에 도달하기 위한 길은 모두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내부의 적대가 오히려 가능성을 가진다."

- 권태현, 반짝 인터뷰 中

 

 

 

 

"우리 이전 세대는 어떠한 목적성에 따라 분열, 혹은 대립하거나 특정한 목적에 따라 미술을 다시 세우고자 했었다. 하지만, 우리 세대는 그러한 것들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선험적으로 알고 있다. 현재의 우리는 미술계를 다시 ‘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대론은 아니지만,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이런 인식은 뚜렷한 상황이라고 본다. 미술계 내에서 이러한 사유를 공유하거나, 의문들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없었다가 이제서야 우리 스스로 조직하기 시작한 것이라 본다. 예전에는 미술에 대한 저 멀리의 이상적인 지향점이 있었다면, 지금은 가까운 거리에서 비슷한 사람들과 모여 미술계가 무엇인지를, 또 그 우주의 다양한 질서들을 내부적으로 확인하고 비교하는 과정에 있는 것이 아닐까."

- 곽노원, 불량선인 인터뷰 中

 

 

 

 

 

"우리는 작가뿐 아니라 비평가, 기획자 또한 포함되어 있는 복합적인 집단이다. 또한 전시 등 프로젝트 외에는 작업적으로 협업하는 모임도 아니다. 우리가 공유하는 것은 정치적 합의점이다. 오늘날 아방가르드라는 시대착오적인 개념을 어떻게 다시 사유할 것인가 하는 고민을 나누고, 그것의 형식을 합의해 나가기 위한 일종의 랩(Lab)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소위 콜렉티브라고 불리는 그룹들과 작동 방식이 다르다. 우리 모임은 작업보다 정치적 의식화가 더 중요하다."

- 주현욱, 배드 뉴 데이즈 인터뷰 中

 

 

 

 

"자유롭게 모였다가 흩어지는 그룹들이 있는데, 꼭 ‘콜렉티브’라고 명명하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움직임이 빠르게 진행되는 느낌이다. 처음 콜렉티브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 말 자체가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사람들과 콜렉티브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나고 함께 활동하다 보니 콜렉티브로 호명되는 것에 대해 느끼는 바가 과거와는 달라진 것 같다. 사유지라는 콜렉티브는 마치 폭주기관차 같다(일동 웃음). 종착역은 없지만 같은 마음으로 달리고 있는 느낌이다."

- 이려진, 사유지 인터뷰 中

 

 

 

 

"과거의 비평 집단에서 이어졌다기보다 신생공간의 작동방식을 이어받았다는 느낌을 받는다. SNS 계정만 있으면 모여서 무언가를 선보일 수 있는 조건이 성립된다. 계정을 만들면 조회수가 생기고, 공간도 필요 없고, 콘텐츠만 만들면 되니까 모이기도 쉽고 다시 흩어지기도 쉽다. 바꿔 말하면 어떤 모임이 유효기간이 끝났을 때, 그걸 굳이 지금까지 얼마만큼 해왔다는 이유만으로 유지시킬 필요가 없어졌다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 이기원, 와우산 타이핑 클럽 인터뷰 中

 

 

 

 

"시대를 불문하고 언제든 동료는 필요하다. 우리도 그런 이유에서 서로가 필요했기 때문에 함께 모여서 글쓰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거창한 목표나, 어떤 것에 대한 반대급부로 작동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외로웠기 때문에 서로가 필요했다."

- 총총, 옐로우 펜 클럽 인터뷰 中

 

 

 

 

"포스트 신생공간들로 호명되는 곳들도 각자의 지향점들이 있지만, 신생공간 작동 방식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고 생각한다. 포맷의 변화에 대한 생각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갤러리의 시스템과 유사해질 수밖에 없다면, 그러나 상업 갤러리와 차이점을 두고 싶다면, 다른 방식을 모색해보면 좋겠다. 공간 이용자(작가, 기획자)에게 받은 대관료가 모두 공간 유지비로 편성되는 게 아니라 일부는 이용자에게 사용되면 좋겠다. 어차피 대관도 기획서 확인하고, 미팅을 진행하는 등 가려서 받지 않나. 차라리 작품이 판매되도록 더 상업적이 되던지, 아예 성격이 달라졌으면 좋겠다. 지금으로서는 1세대 대안공간들과 비슷하다는 느낌이다."

- NNK(윤태웅), 90APT 인터뷰 中

 

 

 

 

"서로를 지지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함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Z-A라는 콜렉티브가 우리 셋에 국한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Z-A』에 참여했던 필자들이나 작가들이 Z-A의 다른 프로젝트에도 도움을 주셨는데, 그렇기 때문에 콜렉티브라는 것은 사회와 나를 연결시켜 주는 하나의 구심점, 내가 갖고 있는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통해 더 큰 담론으로 이끌 수 있는 지지체라고 본다."

- 전보경, Z-A 인터뷰 中

 

 

*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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