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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EXHIBITION

슬픔의 역사에 가려진 황금빛 제국의 미술, 근대의 빛을 밝히다

글 이정훈

《대한제국의 미술–빛의 길을 꿈꾸다》 | 2018.11.15~ 2019.2.6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김규진, 〈대한황제 초상〉(1905년 추정), 채색 사진, 22.9×33cm, 미국 뉴어크미술관 소장 Collection of the Newark Museum, Gift of the estate of Mrs.Edward Henry Hariman, 1934

대한제국은 1897년부터 1910년까지 불과 13년이라는 짧은 기간 존재하며 역사 속 그 어느 시기보다 자주 국가로서의 의지를 확고하게 불태웠다. 비록 굳건했던 의지는 경술국치로 인하여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가라앉아버렸으나 제국의 존재와 그 의미는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다. 전통의 유지와 새로운 근대 문화의 수용이라는 실용적인 태도를 보이며 대한제국은 자신의 입지를 노련하게 다져갔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혼란스러운 시대의 흐름 앞에서 그저 바람 앞의 등불에 불과했다. 그 결과 제국이 남긴 흔적은 후대에 제대로 계승되지 못했고, 그 가치 또한 인정받지 못했다. 더욱이 한국 근대미술사 연구가 ‘선전(鮮展)’이라고 불리는 《조선미술전람회》를 통해 근대 미술의 대가들이 출현하기 시작한 1930~40년대에 초점을 맞추면서 대한제국의 미술은 연구의 주된 분야에서 제외됐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의 《대한제국의 미술–빛의 길을 꿈꾸다》전이 열렸다. 처음으로 대한제국 시기의 시각 문화를 깊이 파고든다는 점에서 전시는 그 자체로 유의미하며, 동시에 그간 부족했던 연구 경향에도 새로운 시사점을 던진다. 총 네 가지 영역 ‘I. 제국의 미술‘, ‘II. 기록과 재현의 새로운 방법, 사진’, ‘III. 공예, 산업과 예술의 길로’, ‘IV. 예술로서의 회화, 예술가로서의 화가’로 구성된 전시는 전통과 근대미술 중간 영역에서 의미와 의의를 다지던 당대의 회화, 사진, 공예 작품 약 200여 점을 다채롭게 선보인다.

 

대한제국의 미술

제국주의가 팽배했던 19세기 말은 그야말로 대혼란의 시대였다. 서양과 일본제국의 지속적인 침략과 일방적으로 요구되는 개방 정책으로 500년 조선 왕조 역사와 그 존재는 전에 없던 위기에 처한다. 조선조 26대 임금인 고종은 어려운 대내외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변화를 모색한다. 1897년 그는 조선이 아닌 대한제국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여 근대 독립 국가로의 전향을 천명하고, 자신을 황제라고 칭하며 그 신분을 격상한다. 이러한 변화는 당대의 시각 문화에도 자연스럽게 반영되었다. 그중에서도 황제의 얼굴이 담긴 초상화의 경우 그 상징과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인물의 의상과 주변 사물 그리고 이를 담아낸 표현 양식은 제국 시기의 미술이 지니는 특징과 변화의 양상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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