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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EXHIBITION

Praying for Margot: 미래 이후의 퍼포먼스

글 문정현

《퍼폼2018》 | 2018.12.12~12.16 | 일민미술관

OVER-LAY/PROPS, 〈오버레이프랍스〉, 2018, 이미지 제공: 퍼폼 플레이스

 

2017년의 말월에 발표된 〈Ending Credit〉 뮤직비디오는 지난 이십 년간 꾸준하게 활동해온 엄정화의 생애를 집대성하는 연출로 각색되었다. 노래의 후렴구가 끝난 뒤에 밀랍인형처럼 멈춘 그녀를 화면 위로 밀어 올리는 크레디트의 디졸브 전환에서 다시 이어지는 엄정화의 춤사위는 미디어에서 ‘디바(diva)’로 영위해온 삶을 증언하는 극본처럼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영상의 시나리오에서 흥미로운 대목은 엄정화가 무대에서 퇴장하기 직전의 손짓이다. 화면을 응시하며 하단에 뜨는 다음의 영상 클립을 선택해서 넘기라는 다소 작위적인 의사 표시는 결국 스크린 안에서 신기루처럼 서식하며 대중의 관심을 받을 때에만 그 실재의 무게가 존속될 수 있다는 제스처로 상징되기 때문이다. 휑한 극장의 화려한 조명 속에서 미디어와 객석의 고착된 거리감은 반복되는 이미지의 율동을 통해서 거듭 상기되는 것이다.

 

12월의 연례행사로 자리 잡은 《퍼폼2018》은 오버레이프랍스(OVER-LAY/PROPS)의 크레디트 표기로 공식 개막식이 성대하게 마무리되었음을 알리는 가운데 이른 추위의 연말 분위기로 관람객을 맞이했다. 불의의 비행기 사고로 팀을 해체한 레너드 스키너드(Lynyrd Skynyrd)의 곡 〈Free Bird〉가 고막을 크게 자극하는 무대 위의 시간을 리와인드 버튼으로 앞당기면 디제이 부스와 유사하게 보이는 스티로폼의 임시무대에서 공연이 시작됨을 확인할 수 있다. 이어서 정중앙의 부스 양측으로 시야에 포섭되는 두 대의 스크린은 각각 김웅현의 〈Fumipratien〉와 정명우의 〈Fake Texture〉 퍼포먼스를 상호 교차하는 방식으로 매개되며 긴장감을 고조한다. 흡사 사포질과 같은 거친 손동작으로 마우스를 이리저리 클릭함으로써 작동되는 가상세계의 3D공간과 페인트칠로 얼룩진 흔적의 면적만큼 작동하는 모션그래픽의 파동이 무대를 관람하는 시선의 좌측과 우측으로 대면하게 되는 것이다. 가령 가상공간의 벽면에 녹색 페인트를 곧게 바르고 싱크대를 포함한 집안의 가구들을 임의로 배치하는 김웅현의 부스에 청색 크로마키 천을 두른 앙상한 뼈대의 콘크리트용 봉강을 겹겹이 세워서 고정하고 그 위로 녹색의 수성 페인트를 꼼꼼하게 칠하는 정명우의 행위는 실제 벽지의 도배행위와 유사한 질감으로 스크린에서 중첩되며 서로의 구축된 서사에 개입한다. 컴퓨터 알고리즘의 확장된 증강현실에서 프로그램의 설계자를 공격하는 제스처로 또 다른 현실과 가상의 차원을 중첩해나가는 동시에 탈구조화하는 교차 지점이 병렬되는 것이다.

 

*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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