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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EXHIBITION

미술을 움직이는 두 개의 바퀴

글 장현경

《두 바퀴 회전》 | 2018.12.7~2019.2.10 | 페리지갤러리

김용관, 〈이미지 조각 7〉, MDF에 UV 인쇄, 캔버스에 잉크젯 인쇄, 가변크기, 2018, 이미지 제공: 페리지갤러리

 

입구로 들어가 자리에 착석하면, 어둠 속에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가 침묵하는 동안에는 불이 꺼지고, 다시 말하기 시작하면 조명이 부분적으로 켜진다. 부분 조명은 대상의 모습을 어렴풋이 드러낸다. 한쪽 구석에 마치 방파제처럼 쌓아 올려놓은 하얀 잔해들…. 김용관, 장혜정의 《두 바퀴 회전》이 시작된다.

이것은 연극일까 미술일까? 11점의 작품이 갤러리 공간에 놓여 있으니 명백히 미술 전시가 맞다. 그러나 어둠 속에서 일시적으로 켜졌다 꺼지는 조명과 그 빛에 의지해 제한적으로 드러나는 대상, 그리고 20여 분간 이어지는 내레이션은 한 편의 연극을 연상시킨다. 연극 같기도 하고 미술 같기도 한 이 전시는 시간과 공간, 이미지와 이야기, 회화와 조각, 빛과 어둠, 선과 악 등 여러 가지 (대립)쌍들을 교차시키면서 회전해나간다.

실제로 전시 제목 ‘두 바퀴 회전’에는 두 개의 톱니바퀴가 맞물려서 회전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그 두 바퀴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있겠지만 이미지와 이야기라는 두 개의 바퀴가 가장 눈에 띈다. 표면적으로만 봐도 전시장에서 조각 ‘이미지’와 내레이터의 ‘이야기’가 나란히 진행되고 내레이터가 전해주는 내용 속 등장인물이 이미지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내레이터가 들려주는 이 기이한 서사는 김용관이 쓴 「시계 방향으로의 항해」에서 왔다. 그 내용이 잡힐 듯 잡히지 않아 혼란을 가중시키지만, 관람자로 하여금 까마득한 어둠 속에서 망망대해 같은 전시장을 항해해 나가는 데 길잡이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이야기는 “바다에 크루즈선 한 척이 시계방향으로 돌고 있다.”는 문장에서 시작한다. 이 크루즈선에는 시계파와 반시계파 두 입장이 맞서고 있는데 시계파는 시계방향으로의 항해를 지지하고 지금의 항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시계파는 변화를 주장하며 다양한 목소리를 낸다.

 

*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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