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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조각 한 조각 만들어가는 풍경

글 백지홍

박동인, 〈Windsong〉, 종이 모자이크, 혼합재료, 72.7×60.6cm, 2016

 

2019년 3월 『미술세계』의 표지는 박동인 작가의 〈Windsong〉이 장식했다. 아쉬운 것은 사진으로는 작품의 느낌을 온전히 전달할 수 없다는 점이다. 으레 하는 말이 아니다. 두께감을 가진 작은 조각들이 모여 만드는 박동인 작가의 작업은 사진으로 평면화하는 순간 핵심 특징이 사라지게 된다. 3월 16일, 작가의 10번째 개인전이 개최되니 도판들을 보고 마음이 끌린 분들이라면 직접 찾아보기를 권한다. 직접 작품 앞에 서서 마주하는 것만큼 작품을 이해하기 좋은 방법은 없으니 말이다. 전시에 앞서 박동인 작품세계를 간략히 소개한다. 지면에 실린 사진들은 원작의 느낌을 다 전하지 못하겠지만, 지면에 실리는 글로는 전시장에서 담기지 않은 내용까지 전할 수 있을 것이다.

 

건축가, 작가가 되어 돌아오다

2010년 박동인 작가 초대전을 개최한 선화랑의 故 김창실 대표는 크게 세 가지 특성을 중심으로 작가를 소개했다. 박동인 작가는 오랫동안 미국 생활을 한 “재미(在美)작가”이며 그의 작업은 “모자이크 페인팅이라는 독특한 조형 세계”로 이뤄져 있고, 그 형상은 “유기체적인 비정형의 것과 정형적인 것”이 뒤섞여 있다는 것이다. 비평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성공적이었던 2010년 전시는 오랜 기간 한국 미술계 활동이 뜸했던 박동인 작가의 성공적인 한국 복귀 무대였다. 김창실 대표의 소개는 9년이 지난 지금도 적절해 보인다. 이번 글에서는 그가 말한 특성들을 실마리 삼아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먼저 ‘재미작가’라는 키워드를 통해 작가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자. 학창시절 예술가의 꿈을 꾸었던 박동인 작가는 건축의 ‘종합예술’적인 면모에 끌려 미술(fine art)을 전공하지 않고 건축학과에 입학한다. 그리고 심화된 건축 공부를 위해 떠난 미국에서 미술 작가로서 그의 삶이 시작되었다. 당대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문화선진국인 미국에서 그는 학교에서 배운 건축의 한계를 절감하게 되었다.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을 먹을 그 무렵, 그의 눈에 미술의 세계가 들어온 것이다. 미국에 둥지를 튼 그는 30여 년의 세월 동안 개인 작업을 이어갔다. 미국 거주 시기 여러 차례의 유럽 방문을 통해 시야를 넓혀줄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기도 했으니, 미국에서의 활동을 제외하고서는 박동인 작가의 작품세계를 논할 수 없다. 그의 작업은 추상 회화를 중심으로 이뤄졌는데, 흥미로운 점은 건축에 기반한 생각이 회화 작업의 기저에서 흐른다는 점이다. 캔버스 위에 붓으로 칠함에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라는 작가의 표현은 그 작은 예라 하겠다.

 

*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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