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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을 끌어안고 빛을 머금은 선(線)

글 안진국

〈Stroke 18-02〉와 〈Stroke 18-03〉 설치 전경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Gilles Deleuze)는 『의미의 논리(Logique du sens)』(1981)에서 ‘아이온(aiôn)’의 시간에 대해서 말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과거에서 현재를 지나 미래로 나아가는 선형적인 크로노스(chronos)의 시간에 익숙해 있다. 하지만 아이온의 시간은 크로노스의 시간과 달리, 현재가 도래하기보다는 현재가 과거와 미래의 양방향으로 무한히 분열되는 시간이다. 현재는 과거와 미래의 경계에 있는 찰나적 순간이다. 사실 그 순간도 있다고 말할 수 없다. 현재가 되는 순간 바로 과거로 굳어져 버리고 무섭게 미래가 도래하기 때문이다. 2019년 리안갤러리(서울) 첫 전시로 열린 《남춘모》(1.17~3.30)를 보면서 나는 마치 아이온의 시간이 흐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철학적이고 관념적인 영역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곳에 흐르는 시각적 양식이 나의 감각 속 시간성을 모호하게 만들었다는 의미다. 그곳에서 나의 시선은 이전의 남춘모와 도래할 남춘모로 끝없이 분화되고 있었다. 그리고 과거의 남춘모와 도래할 남춘모가 맞닿는 경험을 했다.

 

남춘모(b.1961) 작가는 경북 영양 출생으로,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대구와 독일 쾰른을 오가며 작업하고 있다. 한국과 프랑스, 독일, 미국, 중국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을 가졌으며, 국립현대미술관과 금호미술관, 대구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2010년에는 ‘제10회 하종현 미술상’을, 2012년에는 ‘제26회 금복문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리안갤러리에서 개인전(1.17~3.30)을 진행 중이다.

 

*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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