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TOP

IMAGE & ESSAY

Where is Bushman?

글 함미나

 

 

〈Where is Bushman?〉, 캔버스에 유채, 35.8×27cm, 2018

안개가 잦고 집주변에 나무와 풀숲이 있는 바닷가 지역에서 자랐다. 고향인 동해와 부산에서 지낸 유년 시절의 지리적 영향은 작업과 밀접하게 이어져 온다. 나는 유년 시절 기억과 관계하여 발화되지 않는 이야기를 그린다. 어릴 적 살던 동해에는 부시맨이라 불리는 소년이 있었다. 부시맨과 같은 속옷 차림으로 음식과 콜라를 얻어먹으러 다녔고, 그 소년과 함께 놀기도 하며 나름 행복한 시절을 보낸 듯했다. 그러나 한순간 나는 부시맨 소년과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유괴범에 의해 옷이 벗겨지고, 길에 버려진 핫도그를 먹으며 앵벌이를 하게 되었다. 이 경험은 현재의 작업에 강력하게 개입되어 있다. 유괴범과 함께 움직였던 길, 행동, 장소, 만나고 지나치던 사람들의 행동들은 나의 기억에 농밀하고 집요하게 자리 잡고 있다. 다행히 부모님 곁으로 돌아오게 되었지만 지금도 문득문득 그 소년이 희미하게 떠오른다. 나의 모습과 부시맨은 소년과 소녀의 모습으로 기억 속에서 부시맨을 찾아 헤매고, 꽉 안아 주기도 한다. 작업 속 아이들은 고아로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보통의 가정의 아이들, 어른들의 유년의 모습일 수도 있다. 실종자의 포스터가 아닌, 졸업앨범에 기록된 행운을 간직한 채 아이를 그리는 나 자신이 베이비시터가 되어 과거를 회상하고 현재의 나를 위로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나의 작업은 특정한 장소, 계절, 인물, 희미한 흔적들을 떠올릴 수 있는 수단이 된다. 과거의 기억과 현재, 미래까지 이어지는 감정의 영겁이다.

 

함미나(b.1987) 작가는 2017년 첫 개인전 《파고》(서진 아트스페이스)를 시작으로 《Unfamiliar Face》(2018, 퍼블릭 갤러리), 《Node of Sleep》(2018, 퍼블릭 갤러리), 《Where is Bushman?》(2019, 킵인터치 서울)까지 4번의 개인전을 개최해왔다. 《제7회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2018, 부산 벡스코) 등 다수의 단체전에도 참여하였으며, CICA 미술관에서의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

THIS DIRECTORY

THIS ISS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