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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EXHIBITION

비평을 전시하고, 익명으로 말할 때 떠오른 것들

글 백지홍

《익명비평》 | 2018.12.28~2019.1.24 | 삼일로창고극장

바닥에 부착된 비평가 E의 글 ©스튜디오도시

 

비평

‘사물의 옳고 그름, 아름다움과 추함 따위를 분석하여 가치를 논함’. 비평(批評)의 사전적 의미다. 조금 더 범위를 좁혀 예술 비평이라 하면 작품이나 작가 혹은 사조의 가치에 대해 논하는 것이 될 테다. 그런데 비평이라는 행위가 존재하기 전에는 엄밀하게 해당 예술작품/작가/사조에 가치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많은 작업은 일상적으로 의미를 주고받는 음성언어와 같은 일반적인 의사 표현 수단으로 이뤄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문학과 같이 언어를 사용한 경우에도 스스로가 스스로의 가치를 말할 수는 없다. 예술작품의 의미는 비평을 통해 사후에 발견되는 것이다. 심지어 누군가가 작업과 인터뷰를 통해 명료한 언어로 특정한 가치를 설했다 해도, 그것이 어떤 가치를 가졌는지를 보여주는 것은 타인의 평가이지 않은가. 때로는 명료한 헛소리 일수도 있는 것이 예술이다.

 

홍수

오늘날 비평은 홍수를 이루고 있다. 모두가 비평을 쓴다. 블로그, 미니홈피, 페이스북을 거쳐 트위터의 140자나, 인스타그램 사진의 주석까지 예술을 마주한 이는 자신의 감상을 남긴다. 재밌다/재미없다 수준의 일차원적 감상이 태반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진지하게 자신의 관점을 논한 비평, 최소한 비평의 단초라 부를 만한 것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짧게 잡아도 10년은 넘었을 홍수 속에 몇 년 전 눈여겨봤던 비평의 새싹이 어느새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왕성히 성장해나가 한 명의 ‘비평가’로 호명되는 경우도 이제는 드문 일이 아니게 되었다. 인터넷 환경에 글을 올리지 않고 비평가가 되는 일은 이제 없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비평의 홍수는 예전에 보지 못한 수많은 물길을 만들어 내고 있다.

 

*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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