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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림: 안에서 바라보며 바깥을 당기는 바림

글 이주희

김보경, ‘해시태그’ 라운드 테이블, 《#com( )》, 2018

광주광역시 동구 대의동 80-2 3층. 광주의 상징인 금남로에 인접해 있으며 구 전라남도청이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옆길에 위치한 바림. 바림은 광주에 기반을 둔 다양한 예술장르의 작가모임이자 예술공간, 미디어공간, 작업실이다. 바림의 소개에서 알 수 있듯 바림은 시시때때로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며 예술가들 그리고 광주와 만나고 있다. 2013년 설립되어 현재까지 부지런히 변화를 이어온 바림이지만, 바림 고유의 순발력과 예민함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시선을 만들어가는 중이기도 하다.

 

1. 끊임없이 바깥을 불러들이다

2013년 강민형 대표에 의해 탄생한 바림은 어느덧 7년차에 접어들었다. 프로젝트 형식으로 운영되는 공간이나 전국의 다른 신생·대안 공간과 비교해 보았을 때 적지 않은 시간을 광주의 심장부에서 호흡해오고 있는 것이다. 강민형 대표는 광주를 근거지로 삼았지만 광주사람은 아니다. 그러던 그가 광주에서 바림을 계획하게 된 것은 ‘서울미술’이 ‘한국미술’ 혹은 ‘주류미술’로 이해되는 기이한 메커니즘 속에서 새로운 관점을 찾고 서로의 관심을 공유하고자 했던 바람 때문이다. 그것은 곧 바림의 운영방침과도 맞닿아 있어 현재까지 바림은 광주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외부와 교류하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바림에 접근할 때 가장 먼저 살필 수 있는 것은 국제레지던시와 다양한 주제의 워크숍이다. 현재는 다른 공간으로 옮겨왔지만 고시원을 개조한 공간이 바림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시작이었다. 바림은 고시원이라는 공간을 한국식 삶이 이루어지는 한 유형으로 보았고, 그곳을 개조하고 작가들을 초대해 ‘살며’ 작업하는 형태를 이루었다. 그것은 비예술적인 공간에 예술을 끌어들이는 것이었으며, 이종의 환경을 적나라하게 경험할 수 있다는 매력으로 국내외 작가들의 호응을 얻었다. 2018년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서는 전문예술가로 활동을 시작한 지 5년이 되지 않거나 시각예술의 바깥에서 활동해온 신진예술가를 초청했다. 기존의 레지던시가 작업과 작가들의 활동경력 등을 심사해 레지던시의 목적에 특화된 참여자를 결정하고 있다면, 바림은 결과가 아닌 ‘진행성에 초점’을 둔다는 운영방침에 맞추어 다양한 작가들과 함께 전방위의 워크숍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바림이 광주를 중심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소개했는데, 바림은 특정한 광주를 주장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광주를 찾은 작가들의 지원에 운영의 중심을 맞추고 있다. 광주는 우리나라의 첫 비엔날레가 탄생한 도시이기도 하며 민주주의와 인권에 있어 특별한 의미를 가진 도시일 뿐만 아니라 위치와 지형 면에서도 독특한 개성을 가진 곳으로, 특별히 강조하지 않더라도 작가들의 작업에 긍정적 자극을 주어왔다. 바림은 이러한 광주를 자신들이 재단한 대로 소개하기 보다는 레지던시 프로그램과 워크숍을 통해 경험의 자유도를 높이고자 한다. 광주에 대해 묻는다면 가이드라인 정도만 제시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공간과 함께 소정의 아티스트피(artist fee)를 제공하는 것도 레지던시라는 시스템이 단순히 공간만 제공하거나 지역문화를 위해 봉사하는 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작업을 지원한다는 본래 의도대로 자리 잡기 바라는 의도에서다. 광주만의 강요된 지역성이 아닌 공통의 감각과 태도에 작용하는 예술을 실현하고 아티스트를 더욱 아티스트답게 만드는 행정이 어우러지는 것이 바림의 운영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바림의 워크숍은 주제나 진행 방식에 있어 광범위한 영역을 소화하고 있다. 2018년 25회에 걸쳐 진행된 〈현대미술 관계읽기〉는 ‘북클럽-큐레이터는 세상을 어떻게 움직이는가?’, ‘이슈토론-우리나라에 비건이란 어울릴까?’, ‘미술적 글쓰기’ 등의 세부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참여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냈으며, 〈다락방에서 나온 여자들 “문학을 부수는 문학들”과 우리 세대의 문학〉은 문학평론가를 초빙해 페미니즘적 감수성과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문학을 다시 읽는다는 목적을 수행했다. 바림은 이미 2017년에 강의 〈페미니스트 시각으로 읽는 한국 현대문학사〉로 10회 동안 매회 100여 명이 넘는 수강생들을 유치한 바 있다. 시대적인 이슈에 반응하면서도 터부(taboo)를 뛰어넘어 새로운 가능성과 감수성을 발굴해 내기 위한 워크숍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 그밖에도 〈메타픽셀 카메라 워크샵〉(2017)과 〈영화 속 베를린〉(2018)등 다양한 장르의 워크숍을 진행했으며, 2018년 11월에는 광주의 세 미술 공간 ‘지구발전오라’, ‘바림’, ‘뽕뽕브릿지’가 파인아트를 거래하는 아트페어를 개최했다. 〈무형, 디지털, 파인아트&페어〉라는 이름으로 개최된 이 행사는 작품 판매와 함께 ‘팔릴만하다’의 기준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 29명의 작가가 참여한 이 행사에 지구발전오라는 무형, 바림은 디지털, 뽕뽕브릿지는 파인아트 상품을 출시했다. 이는 광주의 작가와 큐레이터가 그리는 미술 플랫폼의 프로토타입으로 광주의 미술시장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 것이며, 또한 미술시장에 대한 진입이 상대적으로 힘든 지역에tj 콜렉티브 간의 연계로 새로운 유형의 이벤트를 제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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