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TOP

ISSUE & PEOPLE

2019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기획 발표

글 편집팀

2019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기자간담회 ⓒ김흥규

오는 5월 11일 개막을 앞둔 제58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펼쳐질 한국관 전시의 기획이 공개되었다. 김현진 예술감독이 기획한 이번 한국관 전시의 제목은 “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이다. 이민진의 소설 『파친코』(2017)의 첫 문장에서 따온 이 제목은 남성 중심의 역사(History)를 젠더적 관점에서 다시 쓰는 비판적 개입을 강조하며, 역사 서술의 규범은 누가 정의해왔고 아직까지도 그 역사의 일부가 되지 못한 이들은 누구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남화연, 정은영, 제인 진 카이젠(Jane Jin Kaisen) 3명의 작가들의 작업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펼쳐진다. 남화연은 〈반도의 무희〉와 〈이태리의 정원〉을 통해 20세기 코스모폴리탄 안무가 최승희의 삶을 추적한다. 식민, 냉전, 근대화 등의 범주에서 탈주하는 여성 예술가를 통해 국가주의와 오리엔탈리즘 사이의 갈

등과 복잡성을 탐구하는 것이다. 정은영은 〈섬광, 잔상, 속도와 소음의 공연〉을 통해 그가 오랜 시간 탐구해온 여성국극을 동시대 퀴어 퍼포먼스까지 확장하며 계보를 잇는다. 2세대 여성국극 배우 이등우와 트랜스젠더 음악가 키라라, 레즈비언 배우 이리, 장애여성극단의 서지원, 페미니스트와 퀴어의 접점을 만들어온 드랙킹 아장맨의 실천을 연결하며 신체와 소리, 빛의 향연을 다채널 오디오비주얼 환경으로 구축한다. 제인 진 카이젠은 한국 고대 바리 설화를 동시대 동아시아의 근대화와 전쟁, 국가주의로부터 발생한 문제들을 반성하는 가능성의 신화로 적극 번역한다. 〈이별의 공동체〉라는 새로운 영상 작업은 바리 설화와 작가가 태어난 제주의 굿을 바탕으로 수많은 디아스포라 여성들의 목소리가 모이고 또 흩어지는 판을 벌인다. 3인의 작가들의 영상들은 역동적인 시각성, 촉각적 사운드, 빛과 리듬, 퍼포먼스를 결합시키며 유기적인 곡선에 기반한 전시 건축과 만나게 될 예정이다. 이번 한국관의 전시가 지난 세기의 동아시아 근대화의 역사를 비판적 젠더 의식으로 다시 읽으며, 감춰져 왔던 이들을 역사의 역동적 주체로 다시 조명하는 새로운 시각 서사의 장이될 것으로 기대한다.

THIS DIRECTORY

THIS ISS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