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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이어지다

글 정요섭

이안리, 〈무제〉, 종이에 혼합매체, 109.1×78.8cm, 2019

갤러리 미술세계는 봄을 맞이하여 김영미, 박형진, 이안리, 허은선 4인의 작가를 초대하여 《봄, 네 갈래 길》(3.2~3.18)을 개최했다. 관람객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성황리에 마무리된 이번 전시는 생명의 순환을 주제로 다뤘다. 여기 전시에 참여한 4인 작가의 작품세계를 소개한다. 그들이 걸어가는 네 갈래 길을 만나보자.

(...) 

김영미의 ‘치유’, 박형진의 ‘존재’, 이안리의 ‘기억’, 허은선의 ‘침묵’. 이들 네 명의 작가가 천착하고 있는 작품의 주제를 하나로 묶을 끈은 오직 ‘사랑’이다. 끊긴 듯 이어지고, 막힌 듯 뚫린 네 사람 사이의 길. 막힌 듯해서 돌고 돌아가다 보면 그 길들이 이어져 있음을 안다. 순환의 구조다. 자기를 방어하느라 고슴도치 마냥 굴다가도 다시 어깨동무가 되기도 한다. 그것은 ‘사랑’이다. 늘 하는 말이지만 ‘된 사람’에게서 ‘된 작품’이 난다. 두 번째 치르는 기획전에서 또 꺼내는 이 말은 앞으로도 언제나 유효할 것이다. 설령 맑지 못한 마음 때문에 작가를 보는 눈이 어두워 몹쓸 작가를 ‘된 사람’으로 여긴 경우가 생겼다 해도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누구는 늘 양보하고 이해하는가 하면, 누구는 늘 공격적이고 뾰족하다. 그런 주제에 입에 험담은 달고 산다. 언제나 저만 옳다. 하지만 그것마저 ‘된 사람’에게는 ‘겸손하자’ 다짐케 하는 반면교사가 된다. ‘된 사람’은 그렇게 받아들인다. 서로에게 ‘낱생명’이기도 하면서 또한 ‘온생명’이기도한 이들 네 명의 작가에게는 응당 세상 사람들이 최선이라 믿는 경쟁심도 없다. 서로를 살리는 공동체다. 속도의 속성은 경쟁을 전제하고, 효율을 목표로 한다. 네 명이 발을 묶어 달리는데 어찌 혼자 달리는 속도를 따라갈까만 ‘높게’가 아닌 ‘낮게’, ‘크게’, ‘많게’가 아닌 ‘작고, 적게’, ‘빠르게’가 아닌 ‘느리게’가 몸에 밴 이들에게서 평화와 상생과 자유를 느끼는 것은 당연한 것이리라. 순환으로 이어진 네 갈래 길, 그 길을 따라 걷는 봄 꽃길이 참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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