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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중한예술작품교류전, 한국과 중국의 미술 교류를 위한 발걸음

글 백지홍

《중한예술작품교류전》 | 4.15~4.25 | 리커란화원미술관

 

《중한예술작품교류전(中韓藝術作品交流展)》 사진: 김흥규

 

중국 북경시 소재 리커란화원미술관(李可染画院圖形學美術館)에서 4월 15일부터 4월 25일까지 《중한예술작품교류전(中韓藝術作品交流展)》이 개최되었다. 한국과 중국에서 활동하는 미술인들의 교류의 장(場)이 된 이번 전시에는 한국 작가 11인과 중국 작가 20인이 참여했다. 하철경 한국예술인단체총연합회 회장, 조강훈 전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김동애 한국문인화협회 이사장, 박유미 한국수채화협회 회장 등 한국화단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작가들의 참여로 중국미술인들에게도 큰 관심을 얻은 이번 전시의 한국 참여 작가들과 함께 4월 14일부터 16일까지 베이징을 방문하여 전시의 막 전, 막 후를 함께 살펴보았다. 본 기사에는 《중한예술작품교류전》이 성사되도록 주된 역할을 맡아온 황영식 장춘시각예술학원 객원교수와 전시 장소를 제공한 리커란화원(李可染画院, Li keran Academy of Painting)의 원장이자 중국을 대표하는 리커란(李可染, 1907~1989) 작가의 둘째 아들인 리껑(Li Geng) 작가의 인터뷰를 수록했다. 리껑 원장의 협조를 통해 리커란화원뿐만 아니라 중국을 대표하는 미술교육기관 중 하나인 중앙미술학원(中央美術學院)과 798예술구 이후 베이징의 미술인들이 모인 송장예술구(宋莊藝術區)를 견학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비록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국가와 전통을 중심으로 만들어져가는 중국 미술의 한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이번 전시의 성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2020년에는 서울 전시를 개최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으니, 중국 작가들의 작품을 서울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2019년 4월 15일 오후 3시 리커란화원미술관에서는 리커란기념박물관 부관장이자 리커란화원 연구원이 후앙샤오지에 작가의 사회로 《중한예술작품교류전》의 개막식이 열렸다. 중국미술협회 허부 주석, 인민대학 황후아산 교수, 중앙미술학원 야오밍징 교수, 장춘시각예술학원 리원청 원장 등의 미술인을 포함한 200여 명의 내빈이 참석했고, CCTV 등 언론의 취재가 이어졌다. 리껑 원장은 축사를 통해 한국과 중국의 미술인들은 양국의 문화교류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음을 강조하며 이번 전시와 같은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고 지속되어야 함을 말했다. 개막식에서 리커란화원은 한국과 중국의 미술 교류를 지속해온 황영식 작가를 리커란화원의 연구원으로 정식 임명하고 임명장을 수여했으며, 본 전시가 성사되도록 노력해준 이들에게는 감사패를 전달했다. 고찬용, 김동애, 김민구, 박유미, 이민한, 하철경, 황영식 작가는 리커란 화원의 환대에 감사를 표하며 작품을 1점씩 기증하며 우애를 다졌다. 중국까지 동행한 경기민요 전수자 최정아와 여성용의 축하 공연은 개막식에 참석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 두 예술가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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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미술학원과 송장예술구

개막식 참석을 위하여 베이징을 방문한 작가들은 중앙미술학원과 송장예술구를 방문할 기회를 얻었다. 중화민국 시절부터 전통을 이어오며 확장해온 중앙미술학원은 그 명성에 걸맞게 판화 만 해도 목판화실, 석판화실, 실크스크린, 동판화 등 종류별 공방이 아시아 최대 규모로 구성되어 있는 등, 실기에 필요한 공간들이 구비되어 있었다. 전통을 기반으로 각 장르에 접근하여 자연광 아래에서 스케치하기 위한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고, 커리큘럼 역시 기본기를 익히는 데 무게를 두고 있었다. 또한 중앙미술학원 역사관에서는 중앙미술학원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 디자인과 같은 다양한 국가 공식 디자인과, 천안문 광장의 마오쩌둥(毛澤東, 1893~1976) 초상화를 1년에 4점을 그려 교체하는 일을 담당한다는 사실을 전시해 현대 중국에서 중앙미술학원의 위상을 알 수 있었다.

중앙미술학원 견학이 미술교육 전통과 국가를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면 송장예술구는 사회주의 중국도 벗어날 수 없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와 예술가들의 창작 현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중국 미술계에 상징처럼 떠올랐던 798예술구는 지역 임대료가 점차 상승하여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기점으로 미술인들이 떠나 송장예술구에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러나 송장예술구 역시 임대료가 상승 중이어서 50~60평 작업실 1년 임대료가 1,000만 원을 넘어서는 경우도 있고, 인근에 북경 시청이 이전하기로 예정되면서 허베이성 경계의 새로운 문화단지로 이동이 시작되고 있었다. 동시에 중국 작가들의 도움으로 작업실과 화방들을 방문하여 중국 작가들의 작업 모습을 관찰할 기회를 얻었다.

1949년 이래 중국 공산당의 일당 통치가 지속되고 있는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에도 경제와 문화 전반의 변화가 국가 주도로 진행된다는 차이가 있다. 전통회화 역시 국화로 칭해지면서 작가들에 대한 사회적 지휘가 인정되고 있다. 반면 이번 교류전에 출품한 한국 작가들의 작업은 비교적 전통적인 회화작업을 이어가는 이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미술인들에게서 새로움, 당대성, 현대적 면모 등의 표현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한국에 비해서 다소간 경직된 중국 미술계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한국과 중국은 정치구조의 차이와 북한과의 휴전 상태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긴장감으로 인해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겠지만, 문화교류를 지속한다면 양국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서로의 창작에 자극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정치적인 민감성이 덜하고, 중국이 자랑스러워하는 전통과 기술 부분에서 교류를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양국 미술이 공통적으로 사용하지만 지칭하는 단어가 다른 경우를 정리하고, 양국에서 독자적으로 발전시킨 수묵 미학의 사례들을 미술인들에게 소개함으로써, 동아시아를 관통하는 미학을 정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중국에 비한다면 수묵미학에 대한 논의가 미진한 한국에서도 2018년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 이어 수묵 미학을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기획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전시가 단발성 행사로 끝나지 않고, 한·중의 구체적 미학을 논하는 자리로 발전하길 기대해본다.

 

*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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