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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아트바젤 홍콩

글 이익렬

‘인카운터스(Encounters)’ 섹션에 설치된 이불 작가의 설치작품 〈Willing to be Vulnerable〉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아시아 최대 규모 아트페어인 《아트바젤 홍콩(Art Basel Hong Kong)》이 7회를 맞이했다. 1970년 설립 이래 프랑스, 독일 국경과 접한 스위스의 도시 바젤을 세계 미술시장의 중심지로 만든 《아트바젤》은 2002년 《아트바젤 마이애미비치(Art Basel in Miami Beach)》를 개최하며 미국을 대표하는 아트페어 중 하나로 자리 잡은 데 이어 2013년에는 《아트바젤 홍콩》을 개최하며 아시아 미술시장에도 뛰어들었다. 그리고 《아트바젤 홍콩》은 홍콩이 아시아 미술 시장의 중심지로 확고히 자리 잡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홍콩컨벤션센터(Hong Kong Convention and Exhibition Centre)에서 2019년 3월 29일부터 31일까지 36개국 242개 갤러리가 참여한 《아트바젤 홍콩》의 풍경을 담아본다.

 

아트페어 이상의 아트페어

스위스의 작은 도시 바젤에서 아트페어라는 새로운 형태의 미술 전시가 시작된 지 50년이 흘렀다. 유럽의 갤러리들이 상업적인 편의를 위해 시작한 《아트바젤》은 어느새 단기간 진행되는 행사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매출을 올리는 시장이 되었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인 여파만 불러온 것이 아니었다. 《아트바젤》이라는 거대 아트페어의 등장은 제도권 전시와 공공 미술이 중심이었던 주류 미술 패러다임에 새로운 무게추가 생긴 것을 의미했다. 《아트바젤》 역시 단순히 아트페어로 여겨지는 것을 거부하는 듯 미술관 기획전이나 비엔날레에서나 볼 수 있는 대형 작품들을 선보이는 ‘인카운터스(Encounters)’ 섹션과 같이 상업성 너머의 동시대 미술 또한 포섭하려는 기획을 지속하고 있다. 그 결과 《아트바젤》은 동시대 미술계에 작가를 소개하는 창구로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전시 작품과 갤러리의 다양성을 확장해온 《아트바젤》은 스위스에 이어 미국 마이애미, 중국 홍콩에서도 행사를 개척하며 물리적 영역 또한 확장했다. 그리고 《아트바젤 홍콩》은 십 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만에 바젤과 마이애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실공히 동양권 최고 위상의 아트페어로 자리 잡았다. 이번 《아트바젤 홍콩》 기간에는 바로 옆 건물에서 소더비(Sotheby's) 경매가 성황리에 진행되며 홍콩이 아시아 미술시장의 중심지임을 과시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여느 때와 다르게 일찌감치 온‧오프라인 티켓dl 매진되면서 《아트바젤 홍콩》을 향한 미술애호가들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 보여줬다. 5일간 개최된 이번 행사에는 무려 8만 8천 명이 방문했다고 한다.

 

아시아적이면서 세계적인

《아트바젤 홍콩》의 인기 비결은 공격적이고 신선한 기획에 있다. 그동안 《아트바젤 홍콩》에 대한 국내 리뷰는 이우환, 박서보, 김환기와 같은 한국 작가들의 최고 판매가를 비롯하여 홍콩, 보다 넓게는 아시아의 지역성이 어떻게 나타나는가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물론 홍콩이 위치한 동아시아 문화권의 갤러리와 작가를 만날 수 있다는 점 역시 큰 장점이었지만, 한 명의 작가이자 관람객으로서 《아트바젤 홍콩》의 가장 큰 즐거움은 평소에는 만나기 힘든 전 세계적으로 핫한 갤러리와 작가들을 홍콩에서 대거 만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는 《아트바젤》 운영진의 적극적인 영입에 힘입은 것이라 생각한다. 참여 작가의 면면에는 차이가 있지만 《아트바젤 홍콩》은 작년 6월 스위스 《아트바젤》이나 지난 12월의 《아트바젤 마이애미》에서 느꼈던 다양성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을 주며 거시적인 관점에서 동시대 미술을 보여주고자 하는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 게오르그 바젤리츠(Georg Baselitz), 앤디 워홀((Andy Warhol)을 내놓은 가고시안(Gagosian) 갤러리를 비롯해 무라카미 다카시(村上隆)의 황금 조각이 돋보인 페로탱 갤러리, 앨리스 닐(Alice Neel)의 작품을 선보인 데이비드 즈워너(David Zwirner) 갤러리 등 세계적인 화랑들이 단연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올해는 특히 피카소, 마티스, 에곤 실레와 다양한 인상파 화가들의 걸작들까지 근대 미술 작품들이 많이 선보여 전통 있는 유럽 갤러리들 역시 폭발적인 인기를 보였다.

이런 세계적인 작가들 사이에서도 한국 미술인들의 활동에 자연히 관심이 갔는데, 세계적인 이슈 메이커인 이불 작가의 대형 설치작품 〈Willing to be Vulnerable〉은 메인홀의 ‘인카운터스’ 섹션에 전시되어 이번 《아트바젤 홍콩》의 대표적인 포토존이 되었다. ‘취약할 의향’이라는 의미의 제목은 작품의 소재가 된 1937년 5월 승객 35명이 사망한 힌덴부르크 비행선 폭발 사건을 의미한다. 실패할 것을 알고도 다시 시도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숙명을 상징하며 허공에 떠 있는 약 12m 크기의 제플린(비행선)은 매우 가벼워 보이지만, 바닥의 메탈릭 거울에 반영된 이미지는 마치 물속에 침잠한 것처럼 한없이 무겁고 무기력해 보였다. 이불 작가 외에도 ‘갤러리’ 섹션의 국제갤러리, 리안갤러리, 아라리오 갤러리, 윈앤제이 갤러리, 갤러리 학고재, PKM갤러리을 비롯하여 한국 갤러리 10곳이 참여하여 강요배, 김종학, 남춘모, 신학철, 윤석남, 윤형근, 이건용, 전광영, 최병소, 코디최 등 눈에 익은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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