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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아트페어의 형식을 실험하다, SOLO SHOW

글 장서윤

제2회 《SOLO SHOW》 전시 전경

지난해 10월, 서대문구 연천시장 입구에 위치한 여관 ‘해담하우스’에서 제1회 《솔로쇼(SOLO SHOW)》(10.25~10.28)가 열렸다. 제목에서부터 드러나듯 《솔로쇼》는 갤러리마다 한 명의 작가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아트페어로, “대형 화랑, 중소형 화랑 및 신생공간, 비영리 활동 공간 등이 참여하여 미술계의 다양한 시스템의 협업을 꾀하며 보다 다양한 종류의 미술시장을 만들어나가고자”하는 취지로 기획된 행사다. 1회 《솔로쇼》에서는 15개의 갤러리가 참여하였으며, 리모델링을 앞두고 있는 여관의 객실과 공용홀을 적절히 활용하여 기존 아트페어에 대한 통념을 깨트리기도 했다. 폐허의 공간에 설치된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은 신생공간의 문법과도 일견 유사해 보였지만, 아트페어로서 관람객들의 감각을 신선하게 자극하는 부분도 분명 있었다. 또한 전시에 참여한 가나아트갤러리, 갤러리 조선, 학고재 등 비교적 규모가 큰 갤러리에서도 신진작가에 관심을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편, 아마도 예술공간, 원룸, 합정지구,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등 실험적인 운영을 해온 소규모 비영리공간은 유통이라는 맥락에서 작가를 소개하는 방식을 새롭게 적용해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여러 가지 성격의 갤러리/공간들이 함께한 덕분에 기존 신생공간이나 대안공간을 주로 방문했던 젊은 관람객들과, 아트페어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컬렉터들이 전시장 안에서 교차되는 모습은 《솔로쇼》에서 가장 흥미로운 장면으로 손꼽을 수 있을 것이다. 4일 동안 약 3,000여 명이
《솔로쇼》를 방문하고 출품작도 거의 다 팔렸다고 하니, ‘새로운’ 형식의 아트페어로서는 나름 성공적인 시작이었다.
이처럼 작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솔로쇼》가 이번에는 이태원 경리단길 초입의 한 임대건물에서 두 번째로 관람객을 맞았다. 5월 17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 《솔로쇼》 2회는 16개 갤러리가 참여하여 1회 해담하우스 때와는 색다른 모습으로 공간을 연출해눈길을 끌었다. 지난 행사가 갤러리마다 방 하나를 주고 작품을 설치하여 비교적 갤러리 간 구분이 명확했다면, 이번 《솔로쇼》에서는 오픈된 공간에 일률적인 모양의 나무 기둥을 설치하고 각 갤러리들이 하나의 나무 기둥을 자유롭게 활용하도록 한 것이다. 때문에 공간 간의 구분은 와해되었지만, 각 갤러리들이 나무 기둥에 작품을 설치하는 방식을 통해 개성을 드러내기도 해 나무 기둥 사이사이를 거닐며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이번 행사는 매체를 종이로 한정한 것이 특징이다. 드로잉 장르를 중심으로 콜라주, 입체 등의 작업은 규모와 가격면에서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관심을 판매로 유도할 가능성도 높다. 판매와 기획을 연동시킨 부분이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이다.
《솔로쇼》의 정체성이 아트페어인 만큼 결국 판매는 행사의 성공 여부에 중요한 척도이다. 그리고 판매는 기획과도 연결된다. 작품이 아무리 좋아도 전시 자체의 기획력과 재미가 떨어진다면 관람객도 줄고 판매 또한 줄어들 테니 말이다. 기존 아트페어에서 부족한 것도 어쩌면 이 ‘기획’과 ‘재미’ 부분이지 않았을까. 아트페어이면서도 이를 전시의 맥락으로 풀어낸 《솔로쇼》가 젊은 관람객부터 일반 대중, 그리고 컬렉터들의 관심을 받았던 것은 그래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에 『미술세계』는 1회와 2회 《솔로쇼》, 그리고 그 사이 개최한 《The Gallerist》(2018.12.14~18)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미술유통구조를 실험해나가고 있는 ‘협동작전(COOP, Check Out Our Project)’의 김인선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대표, 여준수 갤러리 조선 실장, 정재호 갤러리2 대표를 만나 《솔로쇼》를 둘러싼 이야기들을 물었다. 이를 통해 조금씩 변모하고 있는 아트페어의 새로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제1회 《SOLO SHOW》
장소
서울시 서대문구 천연동 해담하우스
기간 2018.10.25~10.28
참여 가나아트갤러리(데이비드 퀸), 갤러리2(박주애), 갤러리조선(우호관계), 갤러리 플래닛(권순영), 갤러리ERD(네마냐니콜리치), 스페이스 윌링앤딜링(로와정), 아마도 예술공간(조혜진), 아트사이드갤러리(송수민), 원룸(양아영), 의외의조합(우정수), 조현화랑(강강훈), 학고재(정수영), 합정지구(권동현), Whistle(표민홍), MK2갤러리(트릭스 & 로베르트 하우스만), P21(최정화)
제2회 《SOLO SHOW》
장소
서울시 용산구 녹사평대로 238
기간 2019.5.17~5.20
참여 가나아트갤러리(장유희), 갤러리2(이소정), 갤러리 신라(박창서), 갤러리 조선(안상훈), 갤러리 플래닛(박광수), 갤러리ERD(네마냐 니콜리치), 백아트(메리로즈 코바루비아스 멘도자),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엄유정), 아트사이드갤러리(김미영), 원룸(이수경), 의외의조합(박정인), 조현화랑(안지산), 학고재(박지혜), Whistle(김태윤), P21(황수연)

《SOLO SHOW》를 기획한 협동작전의 갤러리 조선 여준수 실장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김인선 대표 갤러리2 정재호 대표(왼쪽부터)

Interview

《SOLO SHOW》 기획단
협동작전(COOP, Check Out Our Project)

2018년에 첫 《솔로쇼》가 열렸습니다. 갤러리들이 주관한 아트페어이면서도 신생공간, 대안공간의 관람객과 일반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요. 《솔로쇼》를 처음 기획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정재호(이하 정
) 그동안 여러 가지 아트페어에 참여해봤는데, 우리한테 딱 맞는 페어가 없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작가미술장터 같은 경우 유통의 주체 없이 작가가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는 형식이에요. 그것도 물론 의미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미술 시장의 유통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부족한 면이 있죠. 그런 상황들을 지켜보다가 우리에게 맞는 아트페어를 한번 만들어보자는 취지를 갖고 모이게 된 것입니다. 한 갤러리 당 작가 한 명을 소개하고, 큰 갤러리와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작은 공간을 고루 섭외해서 함께 교류하는 장(場)을 만들고 싶었어요. 작품 판매도 중요하지만 갤러리와 공간들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인선(이하 김) 《솔로쇼》가 기성 아트페어와 차별점을 가졌으면했어요. 아트페어에 나가기 위해서는 부스 참가비뿐만 아니라 도록 제작에도 많은 비용이 드는데, 그런 부담을 줄인다면 좀 더 재미있는 것들을 시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취지가 있었습니다. 직접 공간을 찾아다니며 게릴라식으로 선택한 것도 경제적인 측면을 고려한 것이었고요.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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