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TOP

SPECIAL FEATURE

2019 베니스비엔날레

글 편집팀,강유진,이정훈

매 홀수 해에는 전 세계 미술인들이 이탈리아 베니스로 모여든다. 바로 《베니스비엔날레》가 열리기 때문. 비엔날레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본전시’ 외에도 각 국가에서 선발된 예술감독과 작가들의 작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이는 ‘국가관’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미술 올림픽’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동시대 미술과 담론의 흐름을 조망할 수 있는 작품들을 대거 만날 수 있어 여전히 중요한 국제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5월 11일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제58회 《베니스비엔날레》 역시 자르디니(Giardini di Castello)와 아르세날레(Arsenale)를 주 무대로 본전시와 국가관 전시를 선보였다. 랄프 루고프(Ralph Rugoff) 예술감독은 “흥미로운 시대를 살아가기를(May You Live in Interesting Times)”이라는 주제 아래 79명(팀)의 작가들을 소개하였으며, 90개의 국가관에서는 루고프 감독이 제시한 주제와 때로는 공명하고 때로는 대항하는 작업들로 이번 《베니스비엔날레》를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이에 『미술세계』는 《베니스비엔날레》 프레스 오픈 기간부터 베니스 현지 전시장을 바삐 누빈 통신원들의 현장 취재기를 지면에 담아 보다 생생한 《베니스비엔날레》 소식을 독자들에게 제공하고자 한다. 꼼꼼한 관람을 바탕으로 이번 비엔날레의 주요 특징을 설득력 있게 짚어내고, 현지 분위기를 생동감 있게 반영한 글들을 통해 동시대 미술에서 《베니스비엔날레》가 지닌 의미와 역할을 살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한국관 전시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에 대한 심도 있는 리뷰와 참여 작가 남화연, 정은영, 제인 진 카이젠의 인터뷰를 집중적으로 다룸으로써, 역사와 전통, 동아시아라는 지역성, 젠더 등을 키워드로 《베니스비엔날레》라는 국제 행사에 개입하는 이들의 ‘흥미로운’ 방식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부터 『미술세계』와 함께 물의 도시 베니스로의 여정을 시작해보자.

 

특집 목차

● 본전시 《흥미로운 시대를 살아가기를》 | 강유진

● 국가관 하이라이트 | 이정훈

● 제58회 《베니스비엔날레》 시상식 | 강유진

● 베니스에서 선보인 국립현대미술관 전시들 | 강유진·이정훈

● 한국관 전시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 강유진

● 한국관 참여 작가 인터뷰

 -남화연 | 장서윤

 -정은영 | 김정아

 -제인 진 카이젠 | 권태현

 

《베니스비엔날레》 아르세날레(Arsenale) 전시 전경 ⓒ김정아

당신은 정말 흥미로운 시대에 살아가고 있습니까?

글_강유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권위 있는 《베니스비엔날레》가 올해로 제58회를 맞았다. 이탈리아 황제 부부의 은혼식 기념을 위해 1895년 처음 시작된 《베니스비엔날레》는 2년마다 열리는 국제 미술 축제이다. 여타 비엔날레와는 다르게 나라별로 전시공간을 갖추고 각국을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올림픽’에 자주 비견되곤 한다. 이렇듯 각국 큐레이터와 작가가 직접 기획하는 ‘국가관 전시’ 그리고 비엔날레의 총감독이 연출하는 ‘본전시’를 두 축으로 《베니스비엔날레》가 구성된다. 자르디니(Giardini di Castello)와 아르세날레(Arsenale), 두 장소에서 선보이는 본전시는 동시대성에 대한 치열한 질문과 국가관들 사이의 긴장감 안에서 중심을 잡고 있다. 이번 비엔날레와 본전시 기획은 영국의 주요 공공기관인 헤이워드 갤러리(Hayward Gallery)의 관장 랄프 루고프(Ralph Rugoff))가 맡았다.

비엔날레의 본전시는 한국관이 위치한 자르디니와, 여기서 도보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아르세날레 지역에서 진행된다. 무기창고와 조선소가 있던 아르세날레에서는 변용된 공간에 어울리는 스펙터클한 작품들을 주로 선보이고, 자르디니의 전시장은 일반적인 화이트 큐브와 유사한 형태를 띄고 있다. 랄프 루고프 감독은 2017년 120명이던 본전시 참여 작가 수를 79명으로 대폭 줄여 전시의 집중도를 높였다. 대신 예술의 사회적 기능을 강조하기 위해 동시대와 호흡하는 생존 작가로만 한정해 섭외했고, 참여 작가의 절반을 여성으로 구성해 소수자의 목소리를 높였다.

흥미로움(What is ‘interesting’)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는 ‘흥미로운 시대를 살아가기를(May You live In Interesting Times)’이다. 관객으로 대변되는 우리가 정말로 흥미로운 시대에 살고 있는지 묻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시대’는 결코 긍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흥미롭지만 한편으로 전혀 평화롭지 않은 난세를 의미한다. 랄프 루고프 감독은 앞서 주제를 발표하며 “예술은 민족주의의 대두를 막고, 권위주의 정부를 끝내거나 난민을 도울 수는 없지만 ‘흥미로운 시대’에 어떠한 삶을 영위하고 사고해야 하는지 그 지침은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번 주제에 관해 “전시와 주제는 수사학적으로 잠재력이 큰 문장일 뿐이며, 지속적으로 소환되는 위험에 맞서기 위한 초청장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랄프 루고프의 초청장은 성명 발표나 예술적 정언을 선언하기 보다는 조금 날카로운 ‘아트 쇼’의 제안서로 방향을 잡았다.

전시는 자르디니 ‘전시장’에서 ‘제안서 A’를 통해 아르세날레 ‘공간’으로 이동해 ‘발의안 B’를 본격적으로 펼치는 듯한 병렬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같은 아티스트의 작품이 두 가지 버전으로 자르디니와 아르세날레 전시장에 나뉘어 설치된 본전시는 작품, 공간, 그리고 전시가 각각 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한 방법을 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랄프 루고프 감독이 보여주는 전시는 볼거리로 풍성하다. 다만 그 ‘볼거리로 흥미로운’ 전시와 병치하는 모호한 필터를 통해 오늘날의 시대정신을 정의하려고 하기에, 우리는 다음과 같은 명확한 질문을 가지고 전시를 관람해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흥미로운 시대의 메가 이벤트인 비엔날레가 실제로 말하려는 것은 무엇인가?’ (...)


리투아니아, 〈해와 바다(Sun&Sea)〉, 오페라 퍼포먼스, 2019, Photo: Andrea Avezzù ⓒLa Biennale di Venezia

국가관 하이라이트

글_이정훈

총감독 랄프 루고프(Ralph Rugoff)가 지휘하는 본전시와 다르게 국가관 전시는 큐레이터, 작가 그리고 커미셔너를 중심으로 꾸려지며, 현시대를 관통하는 보편적 관점과 함께 개별 국가가 주목하는 지금의 모습을 가장 잘 담아낸 시각 예술 작품들을 선보인다. 올해 국가관 전시에는 《베니스비엔날레》에 처음으로 참여하는 알제리, 가나, 마다가스카르, 파키스탄,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총 90여 개의 국가가 참여하여, 그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주제를 개성 넘치게 표현한다. 고유의 개별성을 다시금 펼쳐서 바라보면 1) 지구와 환경, 2) 국가와 역사, 3) 사회와 정치, 4) 여성 폭력과 페미니즘, 5) 정체성, 6) 동시대 예술의 복합성으로 크게 여섯 가지의 주제로 주름 잡을 수 있다. 비록 각 국가와 국민이 처한 물리적 환경은 다르지만, 동시대 인류로서 너와 나 그리고 우리가 공유 가능한 시대상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약 6개월간의 기나긴 항해의 끝이 어디에 이를지 알 수 없지만, 그 일련의 과정 속에서 비춰지는 시대의 주요 풍경을 소개한다. 

 

제58회 베니스비엔날레 시상식

"리투아니아관은 어디에 있어? 수상한 작가들 다른 작품 못 봤어?"

글_강유진

 

지난 5월 11일, 제58회 《베니스비엔날레》 심사위원장 스테파니 로젠탈(Stephanie Rosenthal, 독일), 심사위원 데프네 아야스(Defne Ayas, 터키/네덜란드), 크리스티아나 콜루(Cristiana Collu, 이탈리아), 김선정(Sunjung Kim, 한국), 함자 워커(Hamza Walker, 미국)는 아래와 같이 수상 결과를 발표했다. 김선정과 데프네 아야스는 각각 《광주비엔날레》의 대표이사와 예술감독으로, 광주라는 공통분모가 있는 만큼 시상식에서 그들의 모습을 함께 본 것은 뜻 깊게 다가왔다. 

 

국가관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리투아니아관 작가들(왼쪽부터 첫 번째, 두 번째, 그리고 마지막), Courtesy of Venice Biennale artpress

국가관 황금사자상

리투아니아-《해와 바다(정박지)[Sun & Sea(Marina)]》

큐레이터: 루시아 피트로이스티(Lucia Pietroiusti)

작가: 리나 라플리테(Lina Lapelytė), 바이바 그레이니트(Vaiva Grainytė), 루자일 바치우케이트(Rugilė Barzdžiukaitė)

심사평: 우리 시대의 여가 문화를 비판하는 작품 《해와 바다(정박지)》는 공연자 및 자원 봉사자들의 노래로 일상적 풍경의 사람들을 묘사하며 국가를 대표하는 실험 정신과 주제를 다루는 예상하지 못한 논의 방식을 보여주었다. 심사위원들은 리투아니아관이 브레히트풍의 오페라를 보여주기 위한 장소를 창의적으로 사용한 것과 더불어 베니스 시와 지역 주민이 파빌리온과 관계 맺는 방식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특별언급상

국가관 특별언급상을 수상한 벨기에관 작가들과 큐레이터, Courtesy of Venice Biennale artpress 벨기에-《몬도 가네(Mondo Cane)》

큐레이터: 안네 클레어 슈미츠(Anne-Claire Schmitz)

작가: 요 드 그뤼터 & 헤럴드 시스(Jos de Gruyter & Harald Thys)

심사평: 벨기에관은 뛰어난 유머 감각으로 유럽 전역에서 인식되지 못한 사회적 관계에 대한 대안적 견해를 제시한다. 벨기에 파빌리온은 전통적 직업을 기괴하게 형상화한 자동인형들을 배치해 민속박물관 형식을 취하면서도 오늘날 우리와 평행하게 존재하는 여러 현실들을 생성한다.

 

 

 

 

 

 

 

 

 

본전시 황금사자상(최우수 작가)

아서 자파(Arthur Jafa, b.1960) / 미국 출신, 로스엔젤레스 활동

심사평: 자르디니 센트럴 파빌리온에 설치된 그의 2019년 작품 《화이트 앨범(The White Album)》은 에세이이며, 시이고, 동시에 초상화이다. 아서 자파는 인종 문제를 반영하기 위해 인터넷 푸티지(footage) 영상들을 편집해 사용한다. 영상은 폭력으로 가득한 순간을 비판하듯 작가의 친구와 그의 가족을 영상에 소환해 부드럽게 묘사하며, 사랑(인류애)에 관한 우리의 수용력을 언급하고 있다. 

 

은사자상(신진 작가)

하리스 에파미논다(Haris Epaminonda, b.1980) / 키프로스 공화국 출신, 베를린 활동

심사평: 조각난 기억, 역사의 일부, 그리고 상상의 연결을 구성하는 별자리 이미지, 사물, 텍스트, 형태 및 색상들은 하리스 에파미논다에 의해 조심스럽게 만들어진다. 작가는 개인과 역사의 여러 의미가 강력하면서도 느슨한 그물망으로 압축될 수 있음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심사위원 특별언급상

테레사 마골레스(Teresa Margolles, b.1963) / 멕시코 출신, 멕시코시티, 마드리드 활동

심사평: 테레사 마골레스는 그의 모국인 멕시코에서 일어나는 마약 거래와 그로 인해 영향을 받은 여성들의 곤경을 작품에서 다룬다. 강력한 증언을 보여주기 위해 실제 존재했던 구조물을 전시장으로 그대로 옮겨와 날카로우면서도 신랄한 작품을 선보였다.

 

오토봉 엥캉가(Otobong Nkanga, b.1974) / 나이지리아 출신, 앤트워프 활동

심사평: 오토봉 엥캉가는 다양한 미디엄을 통해 정치적 지대, 그리고 신체 및 시간을 그의 지속적인 탐구와 영감으로 환원한다.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계속됩니다.)

THIS DIRECTORY

THIS ISS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