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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EXHIBITION

청전과 소정 그림을 보는 또 다른 눈-‘산수’와 ‘풍경’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의 정체

글 이동국

《한국화의 두 거장-청전(靑田)·소정(小亭)》 | 갤러리현대 전관 | 4.10~6.16

《한국화의 두 거장-청전(靑田)·소정(小亭)》 전시 전경, 이미지 제공: 갤러리현대

2020년에 개관 50주년을 맞이하는 갤러리현대에서 《한국화의 두 거장-청전(靑田)·소정(小亭)》이 개최되고 있다. 신관, 본관, 두가헌을 포함하는 전관에서 대대적으로 열린 본 전시는 근현대 한국화를 대표하는 청전 이상범, 소정 변관식의 1940년대 초기작부터 작고할 때까지의 대표작 80여 점을 망라한다. 본지에 실린 이동국 필자의 글은 전시를 감상한 후 청전·소정에 보다 심층적으로 접근하여, 그들의 작품에서 동서문화의 교류 양상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분석한다. 이를 위해 필획(筆劃) 개념에 주목하여 청전·소정의 작품 세계를 통과해보고자 한다.

1.

우선 청전(靑田) 이상범(李象範, 1897~1972)과 소정(小亭) 변관식(卞寬植, 1899~1976)에 대한 우리시대 안목자(眼目者)들의 평가를보자. 이구동성으로 청전을 ‘한반도 역사 이래’, ‘겸재 이후’, ‘신한국화’의 신기축을 창출해낸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독창적인 한국적 산수 풍경화를 창출한 한국 근현대기 최고의 동양화가인 것이다. (…) 그리하여 수많은 비평가들은 ‘수묵산수화의 독보적인 존재’, ‘최후의 이조산수화가’, ‘겸재 이후 최대의 작가’로 추앙했다. 이에 필자는 이상범을 한반도 역사 이래 한국인의 정서를 지필묵(紙筆墨)으로 가장 잘 표출한 산수화가로 평가하고 싶다.”(송희경) “그의 위치가 영원한 한국미의 전형을 수묵산수화로 완성한 겸재 이후의 최대의 작가임을 발견하였다.”(오광수) “이러한 청전의 독자적인 현대한국산수는 전통적인 산수에서는 벌써 연(緣)이 멀어졌고, 또 그 흔한 주소불명의 시체(時體)의 현대 산수화가들의 세계와도 연이 먼, 말하자면 이름 지어 ‘신한국화’라고 부를 만한 한국 현대 동양화의 신기축을 이루는 것이라고 나는 여기에 분명히 말해두고 싶다.”(최순우) 소정에 대해서도 일제히 겸재나 단원을 잇는 거장으로, 특히 소정의 예술에 일관되게 흐르는 독자성, 자주성으로 ‘조선시대 모화사상(慕華思想)을 경계하며’ 금강산에서 배태된 ‘향토적 특색을’ 들어 ‘갈색에 몸을 바친 미(美)의 사제(司祭)’로, 한국미술가의 전형적인 우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젊은 시절 산수풍류를 통해 몸으로 새긴 금강산을 비롯한 한국 산천에의 기억은 담백한 적묵과 특유의 힘찬 건필의 직찰준(直擦皴), 농묵의 묵점(墨粘)으로 표출되어 여타의 어떤 작가도 다다를 수 없는 ‘기운생동(氣韻生動)’의 경지로 우리를 이끈다. 이는 당시 대륙 중국이나 대만, 일본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무게와 울림을 갖는 소정의 먹의 세계, 한국적 수묵화의 경지라 할 수 있을 것이다.”(이주현) “이처럼 향토적 특색에 집결할 수 있는 갈색(褐色)에의 신앙은 그의 작가적 체질인 동시에 그의 예술의 본질인 것이다. (…) 이처럼 갈필(渴筆)에서 비롯하여 갈색에 몸을 바친 미의 사제는 근대 및 현대 한국미술가의 전형적인 우상인지 모른다.”(이경성)

필자도 또한 이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특히 매너리즘에 빠진 화보풍의 정통화원의 정형산수화의 맥락을 독자적인 준법에 의한 실경산수로 확장한 데에서 그러하다. 화면을 도끼로 내리 찍듯 한 ‘대부벽준(大斧劈皴)류’의 특이한 준법에다 추상을 방불케 하는 바위, 나무, 산의 묘사는 신구화도(新舊畵道)의 청전만의 양식이다. 중묵(重墨) 내지는 적묵(積墨), 파필(破筆)과 갈필이 만들어 내는 소정준(小亭皴), 그리고 그 독자적인 소정준이 그려내는 금강산의 모습들은 대기(大氣)까지 형상화해낸다.

 

2.

하지만 실제가 그렇더라도 이제는 청전·소정의 화업 성취를 추앙만 할 것이 아니라 그 실체와 한계를 객관적이고도 구체적으로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시대가 시대인지라 얼마나 일본화와 서양화적 요소가 수용되고 재해석되었는지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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