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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EXHIBITION

모든 것이 전체가 되어 만나는 비밀의 화원

글 이근수

《천세련: OMNE》 | 5.1~5.12 | 자하갤러리

《OMNE》 전시 전경, 이미지 제공: 자하갤러리

자하문 터널을 지나 세검정 삼거리에서 북악터널로 이어지는 평창문화로 길가에 자리 잡은 자하갤러리에서 《OMNE》전을 만났다. 전시의 주인공은 천세련 작가였다. 2000년 이후 뉴욕을 중심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활동해 왔던 작가지만 최근 대안공간 눈(2018), 예술공간 이아(2018), 수원미술전시관(2016) 등의 국내 전시를 개최하면서 이제 국내 미술계에서도 낯설지 않은 작가가 되었다.

다소 낯설면서도 흥미를 자아내는 전시 제목 ‘omne’는 모든 것(all), 모든(every), 전체(whole)를 뜻하는 라틴어다. 2016년 수원미술전시관에서 개최했던 《Ubiquitous(어디에나 존재하는)》전에서 선보인 작업의 연장선에 다양성 개념을 추가하여 ‘omne’로 확장시킨 것이다. 그렇다면 천세련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omne’는 무엇을 뜻할까. 먼저 재료의 다양성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인 작업의 재료가 되는 것은 말 그대로 모든 것이다. 골동품 가게에서 발견한 방직공장의 실타래, 장구의 양쪽 끝에서 떼어낸 가죽 판, 산골 집에서 찾아낸 밑동 잘린 소반 등이 그의 손을 거치면서 독특한 설치작품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그 다양한 재료들 속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재료는 ‘얼개미’(혹은 체)다. 농어촌 혹은 광산촌에서 사용했음직한 거름망 도구로, 작가는 나무로 둥글게 테를 두르고 가는 철사로 막아놓은 도구의 바닥에 그림을 붙였다. 다양한 크기의 얼개미 바닥에 부착된 크고 작은 그림들은 전시장 벽과 바닥에 입체적으로 설치되어 독특한 구성미를 연출했다. 여기서 눈여겨 봐야할 또 다른 재료는 찻잎들이다. 2004년 《차의 마음》(뉴저지 팰리세이즈파크 멀티미디어센터)이라는 제목의 전시를 열었을 정도로 작가와 차의 관계는 창작과 일상 모두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데, 이번 《OMNE》전에서도 찻잎이 작품 속으로 들어왔다. 차를 우려내고 남은 찻잎들을 마른 가죽 판 위에 올려놓아 가죽판에 물기가 배어들게 하여 독특한 무늬 자국을 남긴 것이다. 무늬가 새겨진 가죽판은 캔버스가 되고 그 위에 부착된 그림들이 공중에 매달려 가볍게 흔들리는 모습은 산사의 처마에 달려 바람 따라 움직이는 풍경을 연상케 한다.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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