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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

선순환 생태계를 꿈꾸며

글 백지홍

이번 특집 ‘ECO+ART’는 생태 문제를 주제로 최근 한국에서 개최되거나, 개최 예정인 다섯 전시를 중심으로 진행했습니다. 인간 활동의 영향이 지질학적으로 선명한 자국을 남기기 시작했다는 ‘인류세’ 논의는 이제는 일상이 된 환경오염에 대해서 다시 한번, 보다 폭넓은 시각으로 돌아보게 하였습니다. 책상 위에 과자봉지를 쌓아놓고, 에어컨이 가동되는 사무실안에서 이 글을 쓰는 저는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 걸까요. 제도만큼이나 개개인의 인식과 의지 변화가 중요함을말했던 구정화 학예사와의 인터뷰가 떠오릅니다.

시야를 조금 돌려 ‘한국 미술 생태계’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지구 전체를 바라본 특집에 비하면 극히 작은 생태계지만, 그 속에서 매일매일 숨 쉬고 활동하는 제게는 너무나 중요한 생태계입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7년간 미술 잡지 기자로 활동하며 느낀 점은 미술계에서의 지속가능한 활동과 발전을 위해서는 연대가 필수적이라는 점입니다. 다행히 뜻이 맞는 사람을 만난 이들은 함께 더 멀리 나아가고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많은 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과도하게 주어진 업무를 버텨내느라 고립된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작은 갈등이 한두 다리만 건너면 거의 모든 구성원을 만나게 되는 이 좁은 계를 갈라놓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이 연약한 생태계에 속한 모두는 사실상 운명 공동체임에도 말이죠.

저 역시 업무에 매몰되어 함께 더 멀리, 넓게 나아갈 기회를 많이 놓쳐 왔을 것입니다. 앞으로 『미술세계』가 한국 미술계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더욱 열심히 찾아가겠습니다. 그 일환으로 이번 호에는 서울시립미술관과 협력으로 진행하는 ‘SeMA 비평연구 프로젝트’ 기사가 수록됩니다. 제1회 ‘SeMA-하나 평론상’ 수상자인 곽영빈, 김정현 비평가가 수상 이후 바라본 한국 미술계에 대한 이야기가 그 출발을 알립니다. 다음 달에는 국립현대미술관과의 협력으로 진행하는 세 번째 국제심포지엄 기사 ‘미술관은 무엇을 움직이는가’도 수록되니 기대해 주세요.

책에 수록된 두 기사를 더 소개하고 글을 마칠까 합니다. 먼저 베를린의 시간 기반 미술(time-based art) 전문 기관인 율리아 슈토셰크 컬렉션과 플루엔툼을 소개한 최윤정 독일 통신원의 기사입니다. 『미술세계』는 현지 미술계에서 활동을 지속할 때만 작성할 수 있는 기획 기사들을 소개하여 한국의 미술인들이 보다 넓은 미술 지형도를 그릴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아마 다음은 일본 미술계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음달 ‘SeMA 비평연구 프로젝트’에서도 만나게 될 제2회 SeMA-하나 평론상 수상자 문정현 비평가가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인들의 공감을 얻고 있는 원인을 분석한 ‘Culture Essay’를 소개합니다. 『미술세계』에서 볼 것이라 예상치 못한 원고일 수 있겠지만,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된 방탄소년단에 대해 이해할 기회를 제공하니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어야 『미술세계』도 생태계 속에서 활동을 지속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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