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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길 김경호 한국사경연구회 명예회장 상하이 정안사 초대전 개최

글 편집팀

외길 김경호 작가

 

 

 

 

외길 김경호 작가가 뉴욕 티베트하우스 초대전(3.13~5.9)에 이어, 상하이 정안사(靜安寺) 초대전(6.3~7.5)을 개최했다. 불교 경전을 필사하고 장엄하는 사경은 작품 제작 과정 자체가 수행의 의미를 지닌 종교예술이다. 외길 김경호 작가는 고려 시대 찬란히 꽃을 피웠다가 조선 시대를 거치면서 맥이 끊긴 사경 문화를 복원하고 계승하기 위해 2002년 한국사경연구회를 창립하고 사경 창작과 보급에 힘써 왔다. 그 결과 한국에는 다시 사경 문화가 확산되기 시작했으며, 2005년 뉴욕 한국문화원, 2010년 LA 카운티미술관, 2012년 뉴욕 플러싱타운홀, 2014년 LA 한국문화원에서 초대전을 개최하는 등 해외에서도 그의 사경 작품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뉴욕에 이어 상하이 전시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계십니다. 이번 상하이 초대전은 어떻게 개최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전시가 진행되는 정안사는 오나라 손권 시대에 창건된 상하이의 대표 사찰로 휘이밍(慧明) 방장스님의 초대로 전시를 개최할 수 있었습니다. 3년쯤 전에 상해한국상회 박상윤 회장님으로부터 소개받은 상하이예술품박물관 후무칭(胡木淸) 관장님이 제 작품을 전시하고 싶은데 예술품박물관은 규모가 크지 않으니 더 좋은 장소를 알아보겠다고 했어요. 이후 정안사 방장스님께 제 작품을 소개하면서 전시가 기획되었습니다. 2년 전에 후무칭 관장님이 제 연구실에 찾아와 2차 협의를 했고, 연초에 전시가 확정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3차 협의를 위해 지난 2월 정안사를 방문했습니다. 방장스님께서는 전시와 관련된 저의 모든 요구 조건을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스님은 한국의 사경문화를 소개하여 그 맥이 끊긴 중국에서도 사경 문화가 부활하기를 기원하셨습니다. 이번 개막식에서도 제 작품 사진들을 제공하면 자신들이 책을 제작하여 중국 전역에 널리 배포하겠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저작권 문제 등 세부 사항을 조율해 나갈 예정입니다. 방장스님의 SNS 팔로워만 해도 80만 명이 넘는다고 하니 그 파급력이 매우 크리라 생각합니다. 비록 중국으로부터 받아들였으나 고려 시대에는 오히려 중국에 역수출한 사경 문화를, 700여 년 만에 제가 중국에서 여법하게 사경전을 열게 되니 감회가 남다릅니다. 지금까지 개최한 제 사경전 중 최대 규모입니다. 보험가만 22억 원입니다.

  

전시 디스플레이를 위해 특별히 고려한 부분이 있으신지요.

전시 디스플레이를 위해서 새로 진열장을 맞췄습니다. 절첩장과 권자장 작품을 효과적으로 진열할 수 있는 받침대를 새로 맞췄는데 전시장에 놓인 진열장을 전부 연결하면 50m 정도로, 그 비용만 2천만 원 이상 들었다고 해요. 설치 과정에 여러 고생이 많았습니다(웃음). 그래도 관람자들이 편한 각도로 작품을 볼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진열장 외에도 제습기를 추가 설치하는 등 전시를 위해 최고의 성의를 보였습니다. 

  

개막 행사의 풍경이 한국에서와는 여러모로 다를 것 같습니다.

6월 3일과 4일은 VIP를 위한 오픈이었고, 5일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되었습니다. 3일 오후 3시에 개최된 개막식에는 특별 초대된 귀빈 120여 명을 포함하여 300여 명이 참여했는데, 확실히 중국은 스케일이 컸습니다. 서동욱 상하이한국문화원장님의 “한국 작가 개인전에 주요 인사가 이렇게 많이 올 줄은 몰랐다. 크게 국위선양하셨다.”라는 말씀이 그동안 쌓였던 피로를 한꺼번에 풀리게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중국은 종교 예술 행사 참여에도 제약이 있기 때문에 상하이 서열 최상위 분들은 공식 행사인 개막식에는 직접 참여하지 못하고 별도로 방문하는 등 복잡한 사정도 있었습니다. 전시장을 찾은 많은 분이 제 그림과 글씨에 대해 극찬을 했는데, 특히 서예가들로부터 ‘14억 중국인 중에 이 정도 글씨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은 중국 전역을 통틀어도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라는 찬사를 받은 것이 가장 기쁩니다.

상하이 정안사 초대전 전시 전경

전시를 준비하시면서 기억에 남았던 일은 무엇인가요?

정안사에서 소장하고 있는 국보급 유물들을 직접 감상할 기회를 얻었던 게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처음 정안사를 방문했을 때, 방장스님이 저를 소동파(蘇東坡, 1037~1101) 급으로 예우해 주시겠다고 했는데 허언이 아니었어요. VIP 오픈 때에는 제 작품과 소동파의 백지묵서 『심경(心經) : 반야심경』이 나란히 전시되었습니다. 소동파의 『심경』은 중국의 국보 유물로 이때 처음 공개되었습니다. 이 밖에도 정안사가 소장하고 있는 국보급 유물들을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특권을 주셔서 선우추(鮮于樞, 1256~1301), 문징명(文徵明, 1470~1559) 등의 작품을 뒷면까지 자세히 봤습니다. 인쇄된 책으로 보는것과 유리 진열장 너머로 보는 것, 그리고 내 손 안에서 직접 보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먹빛, 종이 처리 등 인쇄물로는 확인할 수 없는 감동을 안고 왔습니다. 개막식 준비로 바빠서 많이 못 봤지만 철수할 때에는 여유를 가지고 여타의 유물들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상하이 전시와 시기를 맞춰 대형 화집 『외길 김경호 사경작품집』도 발행하셨습니다.

이번에 미국과 중국에서 전시를 개최하면서 작품 도판과 함께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의 언어로 번역한 평론과 국내 기사 등의 자료들을 포함시켜 외국인들도 제 사경 작업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제작했습니다. 일반 판매보다는 국내외 관련 주요 관공서와 학계, 세계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 등에 제공하여 연구 자료로 활용토록 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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