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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FEATURE

ECO+ART

글 조은지,유현주,편집팀

『미술세계』의 7월 특집 ‘ECO+ART’는 각기 다른 기관에서 개최된 5개의 전시에서 시작한다. 아니, 사실은 이 전시들 이전부터 생각해오던 주제이다. 우리의 삶이 야기하는 환경오염에 대한 이야기는 마치 어렸을 적 할머니에게 들었던 옛날 이야기처럼 너무나 익숙하고 오래된 것이니 말이다. 모두 환경을 보호하자고 말한 지 수십 년이 지났으니 조금은 나아지지 않았을까? 냄새가 진동하던 한강물이 다시 맑아졌고, 도심 곳곳에 녹지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선을 조그만 옆으로 돌리면 우리가 만들어낸 부산물을 보이지 않는 곳에 감춰두고 있었을 뿐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미세먼지, 이상기온, 음식물로 섭취되는 미세 플라스틱, 동식물 종(種)의 급격한 감소 등의 뉴스는 우리가 여전히 지구를 소비하고 파괴하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상황은 악화되었다. 이러한 위기의식은 세계 미술의 최전선이라 불리는 《2019 베니스비엔날레》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했고,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리투아니아관의 〈해와 바다(정박지)[Sun & Sea(Marina)]〉를 비롯한 세계 여러작 가들이 생태와 환경을 주제로 작품을 선보였다.

『미술세계』는 다섯 전시와 두 개의 인터뷰 그리고 두 편의 글을 통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우리는 인류세에 살고 있다.”(디어 아마존) 인간의 활동은 새로운 지질 시대에 대한 논의를 일으킬 정도로 지구라는 한정된 환경에,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모두에게 결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자본주의 시스템의 끝없는 이윤 추구와 근시안적인 성장지상주의는 지구 생태계에 균열을 내고, 인간을 포함한 지구 생물종 대다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두 번의 똑같은 밤은 없다) “산업화 이후의 시대에 모든 생명은 물론 인간과 인간 활동의 기반인 자연(생태, 환경)과 그 미래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자연, 생명, 인간)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편향된 감각을 가진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에게 지구의 미래를 맡겨두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생태감각) 세계를 인간과 인간이 아닌 것으로 나누어 생각하는 관점 자체가 모든 문제의 시발점은 아닌가? 우리는 물어야 한다.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색맹의 섬)

 

♣ 맹수는 사냥할 때 목숨을 건다 : 조은지
♣ 《디어 아마존 : 인류세 2019》
♣ 《색맹의 섬》
- 인터뷰 : 임동식, 우평남 작가
♣ 《자연, 생명, 인간》
♣ 《2019 서울포커스 : 두 번의 똑같은 밤은 없다》
♣ 《생태감각》
- 인터뷰 : 구정화 큐레이터
♣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예술-문화의 자기조직화 : 유현주

 

나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지구가 도달한 급박한 재형성의 변화를 겪고 있다. 내 경험의 파편들은 그 과정에서 깊은 곳의 무의식적 존재를 불러내었다. 그 무의식적 존재는 바로 동물적 환영과 환청의 경험이다. 나는 이를 통해 도달한 세상에서 우리의 세계를 다시 보는 관점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조은지, 「맹수는 사냥할 때 목숨을 건다」 中

 

 

《디어 아마존: 인류세 2019》 포스터

디어 아마존: 인류세 2019

기간 5.31~8.25
장소 일민미술관
참여 사이몬 페르난디스, 주앙 제제, 마르셀 다린조, 귀 퐁데, 줄리아나 세퀴에라 레이체, 알렉산드르
브란다오, 마베 베토니코, 조나타스 지 안드라지, 루카스 밤보지, 신시아 마르셀, 티아고 마타 마샤두
라운지 프로젝트 김규호, 김한민, 김희애, 손혜민, 송민정×위지영, 오서로, 조은지, 파도식물
스크리닝 프로그램 으나 바스, 치아고 마르친 지 멜로, 로베르토 벨리니, 에데르 산토스
사오 기마랑이스, 까에따노 지아스, 에두아르도 클리마하우스카, 구스타브 모라, 누노 하모스
시코 단타스, 지젤 바이구엘만&루카스 밤보지

 

 

 

 

 

 

 

 

 

 

 

 

 

 

 

 

 

 

 

 

 

 

 

 

 

 

 

 

 

 

 

 

 

 

 

 

 

색맹의 섬

기간 5.17~7.7
장소 아트선재센터
참여 김주원, 마논 드 보어(Manon de Boer), 비요른 브라운(Björn Braun), 쉬 탄(Xu Tan), 우르술라 비에만&파울로 타바레스(Ursula Biemann & Paulo Tavares), 유 아라키(Yu Araki), 임동식&우평남, 파트타임스위트

《색맹의 섬》 전시 전경(2층), 2019, 사진: 김연제

만약 자연 속에 거대한 바위가 있다면, 그 언저리에는 개미도 지나가는 거거든요. 자연 속에서 작은 풀잎 하나, 나무 하나에서도 감흥을 얻고, 자연이라는 큰 느낌 속에 빠져들기도 하는 게 사람입니다. 야투는 그런 내밀한 부분에 접근해서, 여기, 작은 내가 가진 짤막한 생각이라 할지라도 의미 있는 자신만의 생각을 찾아보고 이를 표현해보자라는 입장이었습니다. (중략)

전시장은 박스 형태잖아요. 많은 작품이 전시되는, 변화가 많은 공간임은 분명하지만 사각의 시멘트 벽, 닫힌 실내 공간입니다. 이곳에서 작업을 한다는 것은 다람쥐가 쳇바퀴 돌 듯 뱅글뱅글 돌아가며 실내적 산물을 배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어요. 반면 야외, 자연은 한 사람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가 많은 가운데에서 자기 자신을 열어내야 합니다.

-임동식×우평남 작가 인터뷰, 「현장에서 건져 올린 체험적 삶의 미학」(본지 P. 59~60) 中

 

자연, 생명, 인간

기간 3.29~7.7
장소 부산현대미술관 전시실2
참여 김원정, 이병찬, 이창원, 최성록, 에드워드 버틴스키(Edward Burtynsky), 클레어 모건(Claire Morgan)

이병찬, 〈creature〉 설치 전경 번쩍이는 빛과 더불어 생명체인양 움직이는 기이한 비닐 구조물은 육화(肉化)한 물신(物神)이자 환경재앙을 자초한 우리의 또 다른 얼굴이다. ©박송화

 

2019 서울 포커스: 두 번의 똑같은 밤은 없다

기간 2.26~6.9
장소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전시실 1, 프로젝트 갤러리 1
참여 김명진×김지영, 리혁종, 매거진 쓸, 아워레이보, 엄아롱, 여운혜, 염지혜, 우한나, 이미혜, 일상의실천, 재주도 좋아, 정수정, 져스트 프로젝트×리슨투더시티, 황새둥지

플라스틱이 우리가 사는 지질시대를 대표할 것이라는 내용의 7분짜리 영상 〈플라스틱글로머러틱한 삶의 형태〉와 염지혜 작가가 하와이에서 해변에서 촬영한 영상과 그곳에서 주운 플라스틱 찌꺼기와 기타 물질이 붙어 만들어진 돌 모양의 ‘플라스틱글로머럿’을 전시한 〈플라스틱글로머럿〉은 전시장에서 관람객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작품이다.

 

생태감각

기간 7.5~9.22
장소 백남준아트센터 제2전시실
참여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 리슨투더시티, 박민하, 박선민, 백남준, 아네이스 톤데(Anaïs Tondeur), 윤지영, 이소요, 제닌기, 조은지

예술은 사유재산이 아니라고 선언을 했던 백남준 작가의 글 「글로벌 그루브와 비디오 공동시장」은 생태학에 대한 이야기로 끝이 납니다. 1960년대 유토피아 운동이 있었고, 백남준 작가도 그런 맥락에서 텔레비전과 관련한 프로젝트를 방송국과 협업하여 진행했었죠. 당시 생태학은 주거를 근본으로 하는 삶의 기술로 받아들여졌고 경제와 관련된 구체적인 활동들로 인식되었어요. 그런데 백남준 작가는 그 글에서 생태학이 생존과 관련된 것이라는 벅민스터 풀러(Buckminster Fuller)의 이야기를 하면서, 생태학은 “정치가 아니라 하나의 세계관, 경건한 세계에 대한 관념”이라고 덧붙여 말해요. 결국에는 인간 행동의 변화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만 이 논의가 유효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 《생태감각》에서는 이러한 백남준의 사유를 담고 싶었습니다. 나 하나 바뀐다고 달라질 수 있나? 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나의 미미한 실천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살아가잖아요. (...) 생태 문제가 생존과 관련된 것이라고 인식하고는 있지만, 그 다음에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냉소적인 태도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백남준, 1960년대 유토피아 운동을
했던 세대에게서 우리가 배울 게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구정화 학예사 인터뷰, 「작은 것들을 위한 생태시」 (본지 P. 72~73) 中 

 

조은지, 〈문어적 황홀경〉 싱글채널 비디오, 컬러 스테레오 사운드 8분 20초, 2019 

인류세의 위기에 놓였으나 여전히 우리는 현란한 광고와 4차 산업혁명이 열어줄 기술유토피아가 도래해 현실의 문제들을 해결해주길 기대하면서 현재의 생태문제들을 체감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아예 외면하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문화를 새롭게 구성하는, 즉 자기조직화해 나가는 예술들을 통해 우리는 자본이 생산하는 현란한 스펙터클 때문에 마비되었던 감각을 점차 되찾아가고 있다. 예컨대 셀리 삭스가 녹음한 바나나를 생산하는 농부들의 이야기를 듣거나
그들이 생산한 바나나를 말려 러그(rug)처럼 펼쳐놓은 작업을 본 후에 바나나를 대하는 우리의 감성은 확연히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 그런데 이를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과 감각은 어떠한가? 그것은 문화산업이 생산하는 쾌락적 감각과는 다른 차원의 감성을 열어준다. 프란시스코 J. 바렐라에 따르면, “지각과 행동은 자기조직화의 감각운동의 과정에서 체화”되며 “인지 구조들은 감각운동 작용의 재현되는 형태들로부터 창발”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에겐 지금 이 땅의 자연과 인간의 문제를 자신의 삶 속으로 체화하고 자기조직화한 예술들, 그리고 그것들로부터 발아한 새로운 감각의 창발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그럼으로써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생태적 감성이 촉발된다면, 인류의 삶은 좀 더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유현주,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예술-문화의 자기조직화」(본지 P. 78)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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