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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주 대구미술관 관장, 대구 미술의 과거와 현대를 아우르다

글 백지홍

최은주 대구미술관 관장, 이미지제공: 대구미술관

《박생광》 전이 개막한 5월 28일 최은주 대구미술관 관장을 찾았다. 지난 4년간 경기도미술관 관장으로 임기를 채운 그는, 쉬는 기간 없이 바로 대구미술관 관장으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앞으로의 대구미술관 비전에 대해 나눈 다양한 이야기에, 6월 17일 진행된 《박생광》, 《팝/콘》, 《박종규》 3개의 여름 전시의 서울 기자간담회 내용을 덧붙여 전한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개관 8년 만에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지역 거점 미술관으로 도약한 대구미술관이 앞으로 어떤 변화를 맞이할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경기도에서 뵙다가 대구에서 뵙게 되니 새롭기도 하고 반갑습니다.

경기도미술관에서 연임하며 4년간 지냈는데, 지난 3월 31일에 임기가 끝났습니다. 다른 곳을 알아보다가 대구미술관 관장 공모에 응모하고 심사를 잘 받아서 대구에서 새롭게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질문들은 지난 5월 3일 발표하신 중점과제에 대한 질문들을 중심으로 준비했습니다. 각론에 들어가기 전에, 대구미술관의 장점과 보완해야 할 점을 하나씩 꼽아주세요.

대구미술관은 후발 미술관으로서의 장점을 잘 가지고 있는 기관입니다. 설계부터 미술관 건물로서 건축되어서 전시장도 시원시원하고, 수장 공간, 교육 공간 등 미술관이 갖춰야 할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하드웨어가 바탕이 된다는 점은 해외 유명 작품들을 전시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단점 또한 후발 미술관으로서 가질 수 있는 것들이에요. 지난주에 미술관이 만 8년이 되는 생일이었거든요. 이 말은 큐레이터를 비롯해 미술관 인력들도 젊다는 것,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열정이 있지만 경험의 폭은 넓지 않아요. 더구나 일부 직제는 계약직 형태로 되어 있어서 불안함도 있었고요. 관장과 학예실장이 계속 바뀌면서 공공미술관에 기대하게 되는 시스템이 사실상 부재한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발표하신 중점과제에서도 미술관 시스템 구축이 가장 핵심이라고 느꼈습니다.

제가 대구미술관에 출근한 지 40일이 되었는데 출근 직후부터 부지런히 직원 한 사람 한 사람과 대화를 진행해서 바로 오늘 끝났습니다. 지난 기간은 제가 대구미술관을 이해하고 필요로 하는 시스템을 확인하는 기간이었고, 업무 분장도 새로 해서 팀 구성에 변화를 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그전에는 전시 1팀과 전시 2팀이 성격에 따라 나뉜 것이 아니라 단순히 번갈아 가면서 전시를 진행하는 구조였습니다. 업무를 분화하여 전시 1팀이 소장품 관련 전시를 담당

하고, 전시 2팀은 기획전시 위주로 운영하게 했습니다. 미술관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라 할 수 있는 소장품 수집, 연구, 관리 분야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변화입니다. 또 다른 변화로는 교육팀을 보강했습니다. 기존에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인력이 한 사람밖에 없었는데, 이번에 세 사람으로 보강했어요. 미술관은 전시만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게 아니잖아요. 전시가 없을 때도 교육프로그램으로 계속해서 관람객과 접점을 만들어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사람이 적으니까 그게 안 되었던 것이죠. 현재로서는 언제 어떤 프로그램을 할 것이라고 구체적으로는 말씀드리지 못하지만 조만간 하나씩 프로그램이 만들어질 것 같습니다.

 

인력 부족과 시스템 부재는 대구미술관뿐만 아니라 많은 미술관이 공유하고 있는 문제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는 예산 집행과 연관되어 있어 관련 행정 부서와의 협력이 필수적일 텐데요.

사실 실무진에서는 언제나 인력 부족을 이야기하지만, 인력이 부족하다고 해서 계속 들어오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첫 번째 단계에서는 현원들을 효과적으로 배치하느냐 하는 문제가 중요합니다. 제가 전 직원을 인터뷰한 이유가 거기에 있어요. 미술관의 각 구성원이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고, 어떤 일을 하고 싶어 하고, 어떤 발전 가능성이 있는지 파악하고 싶었거든요.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력이 부족할 때 대구시와 구체적인 이야기가 가능할 것입니다. 인력을 늘리는 문제는 대부분의 공적 조직에서 어려움을 겪는 문제입니다.

 

2016년, 경기도미술관 10주년 인터뷰를 했을 때 관장님은 경기도의 특색을 살리고자 많은 노력을 진행하고 있음을 밝히신 바 있습니다. 대구의 경우 한국 근대미술의 발상지 중 하나라는 특색이 강합니다.

대구 업무를 시작한 지는 얼마 안 되었지만, 대구 화단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1999년에서 2005년, 그리고 2006년부터 2009년까지 거의 10년을 덕수궁미술관의 관장으로 활동했는데, 아시다시피 덕수궁관은 한국 대표 근대미술관이잖아요. 한국 근대미술을 조망하는 《근대를 보는 눈》, 《근대를 묻다: 한국근대미술걸작선》, 《한국근현대회화 100선》 등의 전시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전시를 할 때마다 대구 화단의 존재가 계속해서 드러나요. 대구가 한국 근대미술의 핵심 도시 중 하나라는 것을 체감하게 되었죠. 근대 화단의 천재라는 이인성(1912~1950), 이쾌대(1913~1965) 화백이 등장했고, 한국 수채화의 대부 서동진(1900~1970)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1950년대 에는 정점식(1917~2009) 선생님 등의 모더니즘 운동이 자생적으로 발생했고, 1970년대에는 한국 행위미술의 본산지로서 박현기(1942~2000), 이강소(b.1943) 선생님과 같은 분이 이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셨어요. 한국 근대미술을 연구하는 사람에게 대구는 세대를 거쳐 한국 미술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특별한 곳이죠. 미술관을 운영할 원천 소재, 자양분이 너무 좋습니다. 그런데 대구미술관의 8년을 보면 현대미술을 주로 소개하면서, 대구와 한국의 근대미술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작업은 부족한 것으로 보이거든요. 이런 부분에 균형감을 만들고자 합니다.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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