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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된 쓰레기 소각장, 부천아트벙커B39

글 한혜수

부천아트벙커B39의 대표적 존치공간인 벙커, 이미지 제공: 부천아트벙커B39

부천시 삼정동에 위치한 부천아트벙커B39(이하 B39)는 2018년 6월에 오픈한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2010년까지는 쓰레기 소각장이었다. 중동 쓰레기 소각장으로 불리웠던 이곳은 사람보다는 기계들이 주인공인 공간이었다. 총 대지면적 12,663.7m²에 전체 면적 8,335.83m²(약 2,522평), 건축 면적 3,417.53m²(약 1,034평)라는 거대한 규모는 중장비가 오고가는 대형 산업시설의 스케일을 어렴풋이 짐작케 한다. 때문에 B39에 들어서면 일단 높은 층고에서 오는 시원시원함이 관람객으로 하여금 쾌적함을 맛보게 한다. 2018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대상, 제1회 한국건축역사학회 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이미 건축계에서 주목받은 바 있는 B39는 공간의 크기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어 기자의 호기심을 당기기에 충분했다. 그날따라 유난히 막히는 도로 상황을 원망하며 삼정동으로 바삐 걸음을 재촉했다.

 

소각장 이야기

“3D업종이라고 해서 지저분하다고…그렇게 인식이 되는 것 같은데 이것이 환경을 위해서는 더 좋은 시설이죠.” 소각장에서 일했던 직원의 말이다. 삼정동 소각장은 1992년 설계되어 1997년 가동되었는데, 97년 이른바 ‘다이옥신 파동’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있었다. 다이옥신은 인간이 방출하는 성분 중에서 ‘청산가리의 천 배 이상의 독성’을 가졌다고 일컬어질 정도로 위험한 맹독성 물질이다. 삼정동 소각장은 기준치를 초과하는 다이옥신 배출량으로 주민들의 원성을 샀다. 당시 환경부의 발표에 따르면 소각장은 23.12mg의 다이옥신을 배출하고 있었는데, 이는 선진국 기준치인 0.1ng/m³(나노그램, 10억분의 1g)의 200배가 넘는 것이었다.1 다른 소각장들과 비교해도 훨씬 웃도는 수준으로 집계되었으니 언론에서 대서특필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 후 외부 업체에 위탁운영을 하면서 시설을 개선하고 유해물질 배출량도 권장 기준치 수준으로 현격하게 저감되었지만, 이런 문제에서 양측의 주장은 늘 엇갈리기 마련이다. 주민들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로 대장동에 부천시자원순환센터가 건립되면서 삼정동 소각장은 결국 2010년부로 가동이 중단되었다. 이후 5년여 동안 소각장은 점차 사람들로부터 잊혀졌다가, 2014년부터 재생사업에 착수하여 2018년 6월 1일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새로이 오픈한 것이었다.

 

아트벙커 이야기

B39의 ‘39’는 벙커의 높이인 39m 및 소각장 앞을 지나는 39번 국도를 지칭하고, ‘B’는 부천과 벙커의 ‘B’, 그리고 ‘경계 없음(borderless)’의 ‘B’를 의미한다. 위치 정보, 상징적 요소와 함께 열려 있는 공간으로서의 지향점이 집약된 명칭인 셈이다. B39는 크게 ‘재생공간’과 ‘존치공간’으로 나뉜다. 지하 1층을 포함한 총 6층 규모의 공장 건물 중 지상 1, 2층만 개방되어 있고, 나머지 3~5층은 보존 조치된 비개방 구역으로 가이드의 안내 없이는 출입할 수 없다. 개방 구역인 1, 2층에도 각각 재생공간과 존치공간이 혼재되어 있다. 1층의 대표 존치공간으로 쓰레기 저장조였던 벙커는 B39를 특징짓는 상징적인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중앙출입문으로 들어오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곳이 바로 이 인간 스케일을 뛰어넘은 39m 높이의 벙커이기도 하다.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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