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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컨템포러리 이후를 저격하는 새로운 예술 행사 《아트바젤 2019》

글 이정훈

《아트바젤 2019》 아트페어 전경 ©Art Basel

 

지난 5월 성황리에 개막한 《베니스비엔날레》와 함께 2019년 미술계의 주요 행사로 손꼽히는 《아트바젤 2019》가 전 세계 예술 애호가의 높은 관심 속에서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스위스 바젤에서 열렸다. 최근 《아트바젤 마이애미 비치》와 《아트바젤 홍콩》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미국과 아시아 예술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선점한 아트바젤은 본진 행사에 약 9만 3천여 명 이상의 관람객을 불러들이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일각에서 제기된 ‘본진이 더는 성장할 가능성이 없기에 새로운 시장 개척에 혈안이 되어 있다.’는 회의적 시각을 불식시킬 뿐만 아니라 축적된 역사가 지닌 힘과 운영의 안정성 그리고 여전한 미래 성장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공식 오픈에 앞서 10일부터 12일까지 진행한 VIP 및 프레스 프리뷰 기간에는 80여 개국 이상에서 온 개인 컬렉터를 비롯하여 400여 개의 미술관 관계자, 미술 전문 기자, 예술 이론가와 전문가 그리고 현역 작가까지, 전시장은 물론이거니와 공항부터 시내까지 예술계 종사자들로 전 도시가 들썩였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몇십 년 동안 아트바젤은 아트페어 이외의 다양한 섹션을 통해 외연의 확장을 지속해서 시도해왔기 때문. 갤러리 부스에서는 볼 수 없었던 대형 설치 혹은 미디어 작업을 살펴볼 수 있는 ‘언리미티드(Unlimited)’ 섹션부터 바젤 도시를 무대로 장소 특정적 설치 및 퍼포먼스 작업을 선보이며 불특정 다수의 관객과 소통을 형성하는 ‘파코스(Parcours)’ 그리고 시네마와 예술의 경계 위에서 오늘날의 사안을 탐구하는 ‘필름(Film)’ 프로그램까지, 단순히 그해의 예술시장 경향을 살피는 것을 넘어서 동시대 예술 맥락과 담론을 형성하고 교류할 수 있는 장으로 기능하는 《아트바젤 2019》의 풍경은 어땠는지 살펴본다.

 

I. 아트페어(Art Fair)

미술계의 대표 행사인 비엔날레 혹은 트리엔날레와 견주어도 내용의 질적인 면에서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풍부한 콘텐츠를 자랑하는 예술 행사로 성공적으로 변신했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아트바젤을 대내외적으로 이끌어가는 건 분명 아트페어이다. 올해도 가고시안(Gagosian), 리만머핀(Lehmann Maupin), 페이스(Pace), 스프루스 마거스(Spruth Magers), 데이비드 즈워너(David Zwirner), 화이트 큐브(White Cube) 등 이름을 대면 누구나 알 정도로 유명한 갤러리들이 다수 참여해, 슈퍼컬렉터와 대형 미술관 그리고 예술 기관 관계자의 시선을 붙잡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행사의 분위기를 주도했다. 올해 아트바젤에는 세계 경제 시장의 수축과 함께 미술 시장이 어렵다는 소문이 한바탕 돌았던 탓인지 몰라도 판매 여부에 안전성이 확보된 유명 작가와 그들의 작업 중에서도 조각과 회화, 소형 설치 등 물질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작업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심지어 한 라인에서 에디션만 다른 같은 작가의 작업을 반복해서 마주치는 경우도 있었다. 예술 시장도 결국 돈으로 움직이는 시장이다.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부피가 큰 갤러리가 주류를 형성하고, 상황이 어려울수록 판매가 확실한 작업만을 선보이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이는 지루함과 고루함을 동반하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아트페어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전락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아트바젤은 신진 작가를 단독으로 소개하는 ‘스테이트먼트(Statements)’, 미술사에 영향력을 끼친 작가의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피처(Feature)’ 그리고 출판·발행자와 유명작가의 콜라보레이션 프린트 에디션 작업을 판매하는 ‘에디션(Edition)’ 섹션을 통해 나름의 활로를 찾는 모습이다. 그러나 아트페어의 성공 여부와 성장 가능성 판단이 결국 판매 실적에 달려 있다는 현실을 고려하면, 이러한 노력을 통해 나름의 균형감과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다. 더욱이 실제 현장에서 대부분이 그저 눈으로 훑고 지나가는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애매한 강구책은 시장에서 그저 나이브한 태도로만 비치지 않을까. 더군다나 올해 아트바젤에서 주류 갤러리와 큰 손들의 활발한 거래에 따른 연쇄 작용으로, 중소 규모의 갤러리들까지 VIP 오프닝 기간에만 전체 작업의 80% 이상을 판매할 수 있었던 걸 고려하면 애매한 곁가지는 확실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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