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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JUNG ART 1979~1994 ㉛

여성미술 - 정정엽 작가 인터뷰

글 김종길

김인순, 윤석남, 김종례, 구선회, 정정엽, 최경숙 공동제작, 〈해방의 햇새벽이 떠오를 때까지 하나되어 나아가세!〉, 천 위에 안료, 1987

미술패 ‘갯꽃’ 활동

김종길(이하 김): 정정엽 작가님은 경기와 인천 지역에서 주로 활동했잖아요. ‘현실과 발언’(이하 ‘현발’)도 활동은 서울에서 했지만, 현재는 다 경기도에 내려와 살고 있고요. 이걸 어떻게 묶어볼 수 있을까요. 1979년 9월에 ‘광자협(광주자유미술인협의회)’과 ‘현발’이 결성됐으니까, 올해로 결성된 지 40주년이에요. 그건 민중미술이 40주년이 된 것과 다르지 않고요. 

정정엽(이하 정): 일단 ‘갯꽃’에 대한 인터뷰잖아요. 그러면 결성 과정부터 진행 과정을 쭈욱 이야기하고 중간 중간 심층적으로 얘기해보면 좋을 것 같네요. 그러니까 연도로 치면 1984년도에 허용철 선생님2이 인천대학교 미술대학 학생들 서너 명과 함께…. 이 부분은 허용철 선생님하고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어요, 왜냐하면 ‘갯꽃’이 결성되던 시기에는 내가 없었거든요. 처음부터 ‘갯꽃’이라고 명칭을 했는지 아니면 ‘인천 미술인 소집단’이라 했는지는 잘 몰라요.‘ 인천미술인회’라고 했는지도 확실하지 않고요. 어쨌든 그때가 ‘갯꽃’의 전신이에요. 인천에서 판화 교실도 하고 그 당시 80년대 미술운동이 했던 여러 활동에 시동을 걸고 있었어요. 나는 졸업하고 86년에 인천으로 갔어요. 그러면 나보다 1년 전에 했으니까 허용철 선생님이 결성했던 때는 85년이겠네요.

김: 그러면, ‘두렁’ 창립전이 84년도니까, 85년에서 86년이면 ‘밭두렁 논두렁’ 얘기가 나올 때네요?

정: 맞아요. 그러니까 아마 ‘두렁’이 결성되고 인천에서도 자극을 받았다고 해야 할까요? 허용철 선생님과 홍선웅 선배, 이렇게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를 중심으로 한 교사들 사이에서 미술운동에 대해 감지했고, 현실미술에 관심이 있었던 몇몇 교사들은 ‘두렁’과 ‘현발’이 생기고 창립전을 했다는 소식에 자극을 받은 거죠. 내가 85년에 ‘두렁’에 들어갔다가 《힘전》을 겪고3, 86년에 인천으로 오게 되죠. ‘논두렁 밭두렁’ 시기에. 그래서 86년 초에 공장에 들어갔다가 86년 말에 공장을 나와요. 그러면서 86년 말에서 87년 중반까지 ‘일손나눔’ 활동을 해요. 그러다가 87년에 미술패 ‘갯꽃’을 만나게 되죠. ‘갯꽃’과 ‘일손나눔’의 미술패가 합쳐지면서 잠시 몇 달간 활동을 함께 해요. 허용철, 정정엽, 최진희가 87년에 ‘갯꽃’ 멤버로 활동했던 사람들이에요. 근데 허용철 선생님이 80년대 말에 전교조 쪽으로 중심을 옮겨가서 ‘갯꽃’ 활동을 거의 하지 못하셨죠.

김: (갯꽃 활동은) 전교조가 뜨기 전인데…. 전교조는 89년도에 만들어졌으니까요.4 강요배, 홍선웅, 김준권 선생 등이 교사 출신 작가들이잖아요. 전교조 전 단계 미술계 움직임이 있었던 거죠. ‘갯꽃’의 주요 활동 형식은 무엇이었나요? 그림패 ‘갯꽃’이었나요?

정: 인천 미술패 ‘갯꽃’이라고 불러요. 우리는 일단 지역의 노동운동과 시민운동을 지원하는 활동을 했어요. 물론 자체적으로 전시도 하고 판화도 제작했지만, 다른 소집단하고 다른 부분은 작가주의라기보다는 지역에서 현장을 지원하는 미술활동이었던 거죠. 인천은 굉장히 노동운동이 중심이 되는 지역이기도 했고요.

 

1  인터뷰 일시와 장소: 2019년 1월 2일, 오후 2시, 정정엽 작가 작업실(안성시 미리내 예술인마을), 인터뷰어: 김종길 / 인터뷰이: 정정엽, 녹취·편집: 최윤정

2  허용철은 1958년 경북 대구에서 출생하여 1984년 경희대학교 미술교육과를 졸업했다. 개인전으로 《학교-절망과 희망》(1998), 《진경산수-강화》(2002), 《진경산수-강화》(2004), 《진경산수-강화》(2009), 《생명-상생》(2016)을 열었고, 1980년대 초반 《겨울·대성리》전, 《이후》전, 《사이》전, 《현대미술상황》전에 참여했으며, 1980년대 중반 이후 그림패 ‘갯꽃’ 활동, 《지평》전, 《황해미술》전 등의 단체전과 《교육현장》전, 《민중미술 15년》전, 《해방 50년 역사미술》전, 《광주 통일 미술제》, 《바람바람바람》전 등의 기획전에 출품했다. 인천에서 활동하며 미술패 갯꽃, 교육문화공간 밝은터 창립을 견인했고,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인천지회장을 지냈다. 현재 강화도에 거주하며 작업 중이다.

3  《힘전》은 《1985년, 한국미술, 20대의 ‘힘’전》을 말한다. 1985년 7월 13일(토)부터 22일(월)까지 아랍미술관에서 개최했다.

4  1987년 9월 27일 전신인 ‘민주교육추진 전국교사협의회’가 창립되었고, 1989년 5월 28일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창립되었다.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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