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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istrator · 원종현 신부, 보편적 아름다움을 향하여

글 백지홍

원종현 신부 ⓒ백지홍

서울가톨릭국제미술대전의 조직위원장을 맡고 계시는데,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천주교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 부위원장,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 관장, 그리고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현재 천주교 서울대교구에서 관리하는 명동성당 옆에 위치한 서울대교구역사관(구 사도회관)까지 담당하고 있어서 총 세 공간을 관리하고 있지요. 하지만 저는 미술을 전공한 사람은 아닙니다. 때문에 전형적인 미술 언어로 제가 하는 일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미술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미술이 추구하는 것이 아름다움, 다시 말해 진선미(眞善美)라고 보면, 그 자체가 보편적 언어일 것이고, 그렇다면 신앙적인 교회 언어를 빌리지 않고서도 충분히 소통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인간에게 내재되어 있는, 삶에 자리하고 있는 보편적 언어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가톨릭’은 ‘보편적인(universal)’이라는 의미의 희랍어 ‘카톨리코스’(καθολικός)에서 유래한 단어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미술은 가톨릭이 추구하는 근본 가치와도 충분히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대교구역사관과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그리고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이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다를 것 같습니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먼저, 천주교서울대교구역사관은 벽돌로 지어진 한국 최초의 근현대 건축물 1호로, 건축물 자체만으로도 매우 의미 있는 공간이라 할 수 있어요. 1898년에 지어진 명동성당보다도 앞선 1890년에 지어졌죠. 건물의 원형을 유지·복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와 더불어 유물과 콘텐츠를 통해 서울대교구의 역사와 발전사를 살필 수 있는 전시 공간으로 확장하는 데에도 중점을 두었습니다. 한국근대회화의 중요한 예술가인 장발, 장우성, 문학진, 정창섭, 김형구, 임직순 작가의 작품도 전시되어 있어 공간에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지요.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은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는 장소의 역사성이 담겨있습니다. 서소문은 숭례문과 돈의문 사이의 관문으로 한성부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이교라는 흙다리를 거쳐 오른편에 위치한 참형 터를 거쳐 가야 했습니다. 조선의 국가 공식 처형지였다는 역사적 사실을 기념하는 사업을 제안하여 서소문 근린공원이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습니다. 1801년 신유박해, 1839년 기해박해, 가장 길고 잔혹했던 1866~1873년 병인박해도 바로 그 장소에서 자행되었죠. 자유와 평등이라는 사상적, 신앙적 가치를 수호하고 그것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 곳이었습니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는 이러한 장소의 특성을 살려 조선 후기 사상의 전환기를 보여줄 수 있는 내용의 유물과 콘텐츠들을 살펴볼 수 있도록 상설 전시공간과 기획 전시공간으로 구성하였고, 전시, 공연 등 여러 문화 행사가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와 동일한 판본의 〈대동여지도〉 등 여러 중요 유물을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은 100년이 넘는 세월 천주교 박해와 순교의 역사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장소로, 종교적인 분위기를 분명하게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이 세 개의 박물관은 마치 삼위일체와 같다고 할까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유물과 콘텐츠들을 만나보실 수 있을 겁니다.

 

《서울가톨릭국제미술대전》이 6회를 맞이하였습니다. 어떻게 시작된 행사인가요? 그간 어떤 변화들이 있었는지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제가 조직위원장으로 본격적으로 《서울가톨릭국제미술대전》을 담당한 것은 지난 5회부터인데요, 처음에는 《가톨릭미술공모전》이라는 명칭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간 가톨릭에서도 종교미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작가 발굴과 양성에 힘을 쏟아왔고 이 행사 역시 그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가톨릭미술공모전’이라는 명칭 때문인지, 폭넓게 다가가지 못하고 고정관념과 선입견 속에서 작품의 성격이 제한되더라고요. 그래서 《가톨릭미술국제공모전》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국외 작가들도 출품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둠으로써 선입견을 극복하고 경계를 넘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이번 6회부터는 《서울가톨릭국제미술대전》이라는 이름하에 서울이라는 지역성을 드러내고, 전시 외에도 다양한 행사를 입체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대전’으로 행사의 규모를 키운 것입니다. 상금도 국내에서는 최고 규모일 겁니다.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계속됩니다. 

천주교서울대교구역사관, 이미지 제공: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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