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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ART

일본의 전시 공간② 전시 공간의 다양한 접근방식

글 콘노 유키

첫 번째 연재에서 우리는 일본의 갤러리를 살펴봤다. 갤러리토우드, 유카리오, 중앙본선화랑은 작가가 운영하는 갤러리, 젊은 갤러리스트, 서로를 작가로서 대하는 운영자라는 각기 다른 태도로 갤러리를 운영했고, 운영방식에 있어 한국과 차이를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판매와 그에 따른 관계를 고민하는 것은 일본 도쿄 역시 마찬가지다. 중앙본선화랑이 갤러리의 이익 창출과 운영자와 작가의 종속 관계에 대해 고민하다가 판매보다도 같이 전시를 만들고 경험하는 것에 운영방식의 무게중심을 놓고 ‘화랑자리’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개관한 것은 미술인들의 고민이 드러나는 단적인 예다. ‘일본의 전시 공간’의 두 번째 글인 「전시공간의 다양한 접근 방식」에서는 ‘전시공간’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자 한다. 물론 모든 갤러리는 전시공간을 전제로 운영되지만, 이번 글에서 살펴볼 네 공간은 일반적인 화이트 큐브와는 다른 분위기를 살려서 전시를 모색해 나간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아오바소 / 스페이스 다이크

지난번에 소개한 갤러리 토우드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는 아오바소와 스페이스 다이크가 자리하고 있다. 아오바소(Awobasoh/あをば荘, 도쿄도 스미다 구 분카 1-12-12)는 연출가인 안도 타츠로(Ando Tatsuro)와 작가로 활동하는 사토 후미하루(Sato Fumiharu)를 중심으로 현재 8명이 함께 운영하는 비영리 전시공간이다. 2012년 10월에 오픈한 이 공간은 원래 15년 동안 빈집으로 남아 있던 쌀과자 집을 리모델링했다. 사토 후미하루는 2009년부터 2013년 동안 열린 미술 프로젝트 ‘보쿠토 마치미세(보쿠토 구 동네 상점)’2에 참여 작가로 초청받아 이 지역을 알게 되었다. 이후 가까운 위치에서 공간 프로트(float, 2011~현재)를 운영하는 (츠쿠바 대학교 선배인) 요시카와 코지(Yoshikawa Koji)의 이야기를 듣고 비어있던 공간에 아오바소를 열게 되었다. ‘소(荘)’라는 이름이 가리키듯이 이 건물은 중앙본선화랑/화랑자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2층은 운영자가 사는 생활공간이고, 1층은 주로 전시와 이벤트가 열리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아오바소가 자리한 집합주택의 이름이 표기만 다르고 음은 똑같은 아오바소(青葉荘)라는 점이다. 아오바소의 운영자들은 집합주택에 전부터 들어서 있는 미용실, 세탁소, 이자카야, 그리고 인쇄소에서 일하고 생활하는 동네 주민들과 교류하면서 느슨하게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미술과 지역민이 함께하며 미술에 관대한 이러한 분위기는 앞서 언급한 ‘보쿠토 마치미세’뿐만 아니라 1997년부터 2015년까지 기획전을 개최하며 운영된 대안공간 ‘현대미술제작소’, 2000년에 열린 《무코우지마 박람회》, 그리고 2010년 시작하여 올해에도 개최된 《39아트 인 무코우지마》(기획: 카이하츠 요시아키[Kaihatsu Yoshiaki])처럼 지역 기반의 미술 프로젝트가 이어지며 형성된 지역적 특색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성격은 도쿄 동부에 위치한 미술공간의 성격과도 부합하는 점이 있다. 스페이스 다이크(space dike, 도쿄도 다이토 구 니혼즈츠미 2-18-4)는 사진가 쿠로야나기 토시히로(Kuroyanagi Toshihiro)와 쿠로야나기 사키코(Kuroyanagi Sakiko) 부부가 운영하는 공간이다. 둘은 스페이스 다이크를 열기 전에 사진 갤러리 ‘GALLERY WAWON’을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운영한 바 있다. 건물주 사정으로 ‘GALLERY WAWON’의 운영을 그만두게 되자 2012년 7월에 지금 위치로 이사를 와서 2년 후 2014년 2월에 스페이스 다이크를 열었다. 원래 공장으로 쓰이던 공간을 리노베이션하여 아오바소처럼 비정기적이고 느슨하게 전시를 여는 이곳의 2층에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운영자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운영과 전시하는 데 있어서 미술씬을 크게 의식하지 않다고 한다. 앞서 소개한 아오바소, 그리고 지난번에 소개한 갤러리 토우드의 경우도 그렇듯이 도쿄 동부에 자리한 여러 전시공간은 미술씬 자체를 크게 의식하지 않는 공통점이 있다. 스페이스 다이크의 경우도 운영 주체는 비평가나 활발한 큐레이터가 아니다. “처음에 멤버들끼리 이야기하면서 ‘지속’과 ‘열심히안 하기’를 목표로 했다.”고 아오바소의 안도 타츠로가 이야기하듯이, 동네 주민들과 좀 더 친근하게 혹은 마음 편하게 전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머지 내용은 본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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