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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와 실재 사이의 관계맺기

글 박혜민

허구와 실재 사이의 관계맺기

 

글‧작품|박혜민

 

〈Poems on Underground〉, 프로젝트, 런던 지하철 설치, 2009

 

# 1.

도시를 터전 삼아 살아가면서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도시 이면의 모습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일상의 현상과 존재하는 구조들에 대한 관찰, 그 안에서 발견된 사회적 차이를 시각적 언어로 소통한다. 일상적 공간에 대한 허구적 재현과 허구와 실재를 넘나드는 프로젝트를 통해 사람들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사회 속 이야기를 공유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 레스토랑이 만드는 이국적 음률의 시, 〈Poems on the underground〉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다문화가 공존하는 도시, 런던에 머물게 되었다.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이 도시를 서로 다른 문화 요소가 충돌하는 곳으로 보기보다는 ‘다름’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곳으로 보고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런던에서 진행한 〈Poems on Underground〉 프로젝트는 이민자들이 영국 내에서 형성하고 키워나가고 있는 문화 정체성에 초점을 맞춘다. 특정 문화가 하나의 커뮤니티를 이루는 장소를 방문하고 그곳에서 중국, 인도, 터키, 한국 등 이국적인 레스토랑 이름들을 수집한다. 그리고 그 레스토랑 이름을 이용하여 관객이 무정형 시를 짓도록 하는 ‘운문 공모전(Poetry Competition)’을 개최한다. 관객들이 창조한 이국적인 음률의 시들은 런던 지하철이 실제로 오랫동안 행해온 캠페인, 〈Poems on Underground〉와 같은 양식으로 제작되어 런던 지하철에 은밀히 설치되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하여 다문화 도시 런던의 몽타주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 구조의 입체성을 이야기하고자 하였다.

 

#3. 허구와 실재를 넘나드는 프로젝트 〈HPARK여행사〉

 

 

 

 

“무슨 작업을 하세요?”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어요.”

2012년 런던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뒤 나는 여행사를 차렸다. HPARK여행사는 실제 여행사이다. HPARK여행사에는 중국의 ‘쑤이’, 인도의 ‘씨올라’, 아프리카의 ‘씨엘루르’를 여행하는 여행상품이 준비되어 있다. 다양한 여행지를 소개한 안내 책자도 발행하였고, 사람들을 모아 인도로 혹은 중국으로 여행을 가기도 한다. 심지어는 여행의 여정을 기록한 기행 다큐멘터리 영상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쑤이, 씨올라, 씨엘루르에 대한 정보는 HPARK여행사 웹사이트를 제외하곤 찾을 수 없다. 이 도시들은 가상의 도시들이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 또한 다양한 문화가 공존한다. 그리고 HPARK여행사는 한국 속의 세계를 여행하는 여행사다. 인천의 차이나타운, 포천의 힌두 사원, 이태원의 아프리카 음식점 등 한국 속에서 중국, 인도, 아프리카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장소들을 방문함으로써 도시 속에 숨겨진 다양한 이야기를 알아간다. (주)HPARK여행사는 사람들과 함께 ‘여행’ 통해 허구와 실재를 넘나들며 도시 속에 숨겨진 문화를 탐사하고 파헤친다. 우리는 포천의 괴기스러운 돌덩이에도 낄낄거리며 웃는다. 안산의 작은 음식점에서 코코넛 향이 들어간 카레를 먹으며 로맨틱해 한다. 한국에서 현재 진행형으로 일어나고 있는 다민족 문화도시의 한 이면을 ‘여행’을 통하여 유희적으로 체험한다.

 

박혜민 작가는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고 Chelsea College of Art and Design, MA in Fine Art를 마쳤다. 영국 런던에서 IKEA ‘The January Sale’,‘London Information centre’의 프로젝트를 선보였고 송은아트큐브를 통해 〈IKEA ‘Korea Open’〉을, 갤러리골목에서 〈HPARK 여행사 ‘걸어서 세계로’〉를 전시했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사람들과 관계맺기를 체험하게 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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