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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혁림 탄생 100년 기념展 《백년의 꿈》이영미술관

글 김정아

《백년의 꿈》전시 전경, 이영미술관 3층 ‘색채의 마술사’ 또는 ‘바다의 화가’로 불리는 전혁림(1915~2010)화백의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가 이영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2015.9.10∼12.31). 연륜이 말해주듯이, 현대사의 격동기와 다양한 문화 변동을 살아낸 몇 안 되는 원로 화가 중 하나인 전혁림 화백은 한국적 색면 추상의 선구자로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조형의식을 토대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왔다.

그것은 전통적인 오방색과 민화가 지닌 현대성을 간파한 실험적 태도로 일관되는데, 전통적 조형방법을 통해 현대적 감각을 표현함으로써 보편적 공감대와 개성을 동시에 이루어냈다. 그는 부산미술전(1938)에 〈신화적 해변〉, 〈월광(月光)〉등의 작품을 출품하여 입선함으로써 본격적으로 화가의 길을 가기 시작하였다. 지방 작가들의 흔한 보수적 성향에도 불구하고 그는 현대미술의 전위적(前衛的) 조형 방법으로서 전통을 표현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실험 의욕이 작가의 영역을 확대하는 데 일조하였고, 이후 광복의 감격과 곧이어 닥친 여러 시련 속에서도 유치환, 윤이상, 김춘수 등과 함께 ‘통영문화협회’를 창립하기도 했다. 6.25 이후 부산에서의 유랑 생활을 거쳐 국전에 특선하게 되는데, 피난지였던 부산의 화단은 그에게 화가로서의 토대를 굳혀주었다. 1950년대 엥포르멜이 주류를 이루는 비정형 회화를 부산에 최초로 선보이기도 한 부산 근현대 미술을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며, 영남지역 비구상회화의 근원도 바로 전혁림 화백이다.

이번 전시는 1층의 1000호 이상 대형작품을 비롯해 2층의 화시전(花時展), 3층의 추상/반추상 회화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고, 미술관 내 신영숙컬렉션 박물관에서 다수의 목기/도자회화 작품들도 공개된다. 중앙화단과의 거리를 두고, 학연이나 일시적 유행에도 연연하지 않았음에도 국전에서 여러 차례 수상한 바 있는 전혁림 화백은 2002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뒤 비로소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는 구십의 나이에도 신작을 공개함으로써 ‘화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명증한 답을 제시해 주었다. 2015년 가을, 전혁림 화백의 탄생 100년을 기념하며 마련한 이영미술관의 이번 특별전을 통해서 한국 화단의 큰 별인 전혁림의 화백의 지칠 줄 모르는 열정적 숨결을 음미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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