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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 284 - 미친광장(美親狂場)

글 김정아

천경우, 〈달리기〉퍼포먼스, 《페스티벌 284 - 미친광장(美親狂場)》오프닝깊어가는 가을, 서울역 광장이 페스티벌 284-미친광장(美親狂場) 행사로 예술 놀이터가 변신했다. 문화역서울 284는 지난 10월 7일부터 28일까지 서울역 광장을 주 무대로 작가와 관객, 전시와 공연, 국내와 해외, 실내와 야외, 너와 나의 경계를 허무는 축제 페스티벌 284-미친광장(美親狂場)을 개최했다. 설치, 영상, 음악, 공연 등 장르를 넘나드는 복합 문화 예술제 형식을 띠는 이번 축제에서는 행인 같은 예술가를 만나게 되고, 예술가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세계적인 예술가의 공연을 감상할 수 있었다. 전시장이 된 공연장과 공연장이 된 광장, 공연 같은 전시 혹은 전시 같은 공연도 이번 축제의 특징이다.

축제의 첫 날에는 개막작인 천경우 작가의 퍼포먼스 작품 ‘달리기’에 참여한 관객 2명이 레일을 따라 달리고 있었다. 서울과 평양과의 거리 193km를 일반인들이 릴레이로 완주하는 퍼포먼스였다. 서울과 평양은 물리적 제약 때문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곳을 상징한다. 신수진 문화역서울 284 예술 감독은 “서울역은 서울에서 가장 유동 인구가 많으면서도 문화적으로는 고립된 모순적인 공간”이라고 언급하며 “이 곳을 오가는 행인들이 자연스럽게 예술을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퍼포먼스가 가장 효과적인 장르라고 보았다”라고 했다. 건축가 염상훈, 이유정씨가 기울어진 채 끊임없이 회전하는 원통 모양으로 설계해 광장에 설치한 6개의 파빌리온도 퍼포먼스의 공간이 되었다. 작가 ‘605’는 6개 파빌리온 중 옛 역사 뒤편에 세워진 파빌리온 속에서 ‘담담교환’(이야기와 이야기를 바꾼 다는 의미)이라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작가와 관객이 테이블 하나를 두고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특별한 주제도, 정해진 시간도 없다. 전미래 작가는 '잘 지내세요?’라는 제목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는데, 모르는 이에게 '잘 지내세요?’라는 안부 인사를 건네며 단절된 도시인들에게 소통의 물꼬를 터주었다. 노상호 작가는 손수레를 개조한 마차를 끌고 다니며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러한 관객 참여형 퍼포먼스는 관객들과 직접 만나는 것이 작품의 주요 골자가 되어가고 있는 동시대 미술의 현 주소를 보여주었다.

축제의 슬로건인 ‘너에게 미치고 싶다’는 나의 생각이 상대에게 미치고, 서로에게 영향을 미침으로써 너와 나의 ‘관계 맺기’의 시작을 의미한다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협업을 통해 대중과 교감하고, 타자와의 관계를 잇는 매개자가 되어 서울역 광장은 ‘소통의 장(場)’으로서의 의미를 회복하게 되었다. 이로써 ‘미친광장(美親狂場)’은 그 의미처럼 아름답고 친근한 예술이 참여자들에게 미치는, 그야말로 모두를 위한 장소가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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